[방송]선정성 논란 이홍렬, "당신마저…" 비난에 가슴 "철렁"

  • 입력 2000년 8월 11일 18시 59분


“저에 대한 팬들의 기대수준이 얼마나 높은가를 다시 한번 절감했습니다.”

SBS ‘이홍렬의 TV대발견’(토 오후 6·50)의 진행자 이홍렬은 요즘 몇차례나 가슴을 쓸어내린다. 지난달 29일 첫 방영분부터 최근 방송가에 몰아닥친 선정성과 폭력성의 대표적 사례로 집중타를 맞았기 때문이다.

억울한 점도 있다. 겨우 첫회가 방송됐을 뿐이고 문제가 된 ‘세계 격투기챔피언’이나 ‘미인들의 몸매 보완비법’도 소재가 그래서 그렇지 폭력성과 선정성의 대표적 사례로 두들겨 맞을만큼 심한 내용은 아니었다.

“엄청난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당신만은 그래서는 안된다’, ‘실망했다’는 말들이었습니다. 제 자신도 방송 첫회분을 보고 ‘아차’ 싶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이 그처럼 몰매를 맞은 것에는 ‘친근한 옆집아저씨’라는 이홍렬의 이미지에 대한 배신감이 한몫을 했다.

그는 사실 이번 프로그램을 맡고싶은 마음이 별로 없었다. ‘이홍렬쇼’ 하나에 주력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올해말까지 두편의 프로그램을 맡기로한 SBS와 계약 때문에 출연을 결심하면서 ‘쉽게 가자’는 생각에 방심을 했다.

“1회분을 보고나서 제작진들에게 철저하게 ‘재미는 내가 책임질테니 가족중심 프로그램으로 가자’고 호소했어요. 심지어 초청손님으로 초등학생을 앉혀놓자는 얘기도 했으니까요.”

TV대발견은 이후 어설픈 도둑들의 실수담과 뱃놀이 사고때 대처방법 등 공영성과 정보성에 보다 충실한 내용을 내보내고 있다.

“솔직이 저도 본격 성인코미디를 하고싶다는 욕심이 있어요. 아이들과 함께 봐도 아무런 문제가 없도록 은유의 맛을 살려서 할 자신도 있고…. 하지만 이번 경우처럼 기존의 제 이미지로 인한 팬들의 거부감이 가장 걱정이에요.”

변신을 준비중인 뺑코아저씨의 또다른 고민이다.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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