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레슬링 뛰어든건 실수였지만 최선다했어요"

  • 입력 2000년 7월 28일 18시 46분


프로레슬러로 데뷔한다고 해서 화제가 되고 있는 개그맨 백재현(31)에게 ‘결전’을 이틀 앞두고 소감을 묻자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솔직하게 말하면, 빨리 끝나버렸으면 좋겠어요.”

그동안 알려진 것과 달리 프로레슬러는 어린 시절 그가 동경했던 ‘꿈’은 아닌 듯했다.

그래도 덩치(키 1m80㎝, 몸무게 115㎏)만 놓고 볼 때 그는 프로레슬러로서 손색이 없어보였다. 뿐만 아니라 1년이상 기계체조를 배워온 덕분에 그는 유연성과 순발력도 갖췄다.

그는 29일 서울 88체육관에서 데뷔전을 치른다. 세계프로레슬링협회 2차 타이틀 방어전에 앞서 열리는 오픈경기다. 상대 선수는 프로경력 5년인 남태령. 이길 가능성은 없지만 최선은 다할 생각이다.

이 경기는 30일 KBS2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저녁 6시 20분)를 통해 방영된다.

프로레슬러가 되기 위해 150일동안 그가 받은 훈련과정은 그동안 ‘슈퍼TV…’의 ‘박치기왕’ 코너를 통해 인기리에 방영됐다.

‘박치기왕’에 출연한 지 얼마안돼 레슬링에 뛰어든 일이 ‘실수’였음을 깨달았지만 시청자, 그리고 제작팀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결국 프로 데뷔전까지 치르게 됐다. 그는 결코 ‘프로레슬러’가 될 수 없을 지는 몰라도 연예인으로서는 ‘프로’인 셈이었다.

“레슬링 시합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그의 관심사는 오로지 코미디다. 앞으로는 되도록 쇼오락 프로그램에는 안나가겠다고 했다. 그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은 쇼연출. 이 꿈을 이루기 위해 2년 후 미국으로 유학갈 계획도 세워놓았다.

90년 서울예전을 졸업한 그는 92년 KBS2 ‘청춘스케치’로 데뷔했다. 지난해 KBS2 ‘개그콘서트’가 인기를 끌면서 일약 개그 스타로 떠올랐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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