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카이스트' 출연진 전원교체 소재고갈-시청률 하락

  • 입력 2000년 5월 23일 19시 29분


‘PD와 작가 빼고 다 바꾼다’

SBS 일요드라마 ‘카이스트’(밤 9·50)가 6월부터 확 달라진 모습으로 찾아온다.

우선 이민우 김정현 이은주 이휘향 김정훈 등 출연진들이 전원 교체된다. 바뀌지 않는 배역은 딱 두사람. 경비와 카페 여주인 뿐이다.

주연급 연기자들은 눈에 띄는 청춘스타보다는 기태영, 김민정 등 참신한 얼굴들로 채워졌다. 기태영은 ‘학교2’, 김민정은 ‘나쁜 친구들’에서 경험을 쌓은 신인 연기자들.

아무래도 이들 신인들의 연기 경험이 짧은 만큼 백일섭 윤여정 김창환등 노련한 중견 연기자들을 캐스팅해 탄탄한 연기로 뒷받침하도록 했다. 이에따라 교수들의 비중도 전보다는 커진다.

지금까지 이야기의 주무대가 전기 및 전자과와 전산과였던 것과 달리 새로 바뀌는 카이스트는 기계공학부 3학년생들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기계공학부의 항공우주전공과 기계공학전공의 학생들이 벌이는 갈등과 경쟁이 큰 뼈대다.

유명무실했던 기계공학부의 발명동아리인 ‘장이’와 모범생들로만 구성된 항공우주전공의 모형항공기 및 로켓 동아리 ‘이카루스’. 그러나 학교에서 인정받지 못했던 ‘장이’가 다시 뭉치면서 ‘장이’의 동아리방을 ‘무단점령’해 쓰고 있던 이카루스와 동아리방을 나눠쓰게 된다. 사사건건 이카루스와 비교당하던 ‘장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들의 가능성에 눈을 뜨게 되는데….

‘카이스트’의 출연진이 교체된 배경은 소재 고갈과 시청률 하락 때문. 지난해 1월 첫 방영을 시작하면서 20%대의 시청률을 자랑했던 ‘카이스트’는 최근 12%까지 떨어졌다.

담당 주병대PD는 “6개월 예정으로 제작됐던 ‘카이스트’가 방영이 길어지면서 극중 인물과 이야기의 변화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주인공인 4학년생들이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으로 끝맺을 생각이었으나 방영이 계속되면서 차질이 생겼다. 대학원에 진학함에 따라 지금까지 드라마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동아리 활동 얘기가 빠질 수 밖에 없는 등 소재의 폭이 너무 좁아졌기 때문이다.

또 같은 시간대 방영되는 KBS ‘왕건’의 시청률이 계속 상승 곡선을 타고 있는 것도 ‘카이스트’로서는 분위기를 바꾸도록 하는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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