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그것이 알고싶다 」 급발진 실험

  • 입력 1999년 6월 10일 19시 27분


운전자의 조작 잘못으로만 치부되어온 자동변속차량의 급발진사고. 정부와 자동차사 소비자단체 등이 원인 규명에 들어갔지만 결과 발표를 기다리는 운전자들은 오늘도 불안하기만 하다.

SBS ‘문성근의 다큐세상―그것이 알고싶다’는 12일 밤11시25분 기계 결함만으로도 자동차가 급발진할 수 있음을 확인한 ‘전격해부, 급발진 미스터리’편을 방송한다.

제작진은 액셀러레이터를 밟지않고서도 기계적 결함만으로 급발진이 가능하다는 한국튠업연구회(정비사들의 단체)의 주장을 토대로 상황재연 실험을 벌였다.

한 수출용 중형승용차에 시동을 건 상태에서 공기 보조흡입구를 열고 액셀러레이터를 제어하는 센서에 접촉불량이 일어나도록 했다. 그 다음 기어를 ‘D’(주행)로 옮기자 RPM(1분당 엔진회전수)이 4000∼5000이상으로 급상승하면서 순식간에 차가 10m 가량 튀어나갔다는 것. “이때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있었음에도 2초간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황승환PD는 밝혔다.

그러나 제작진이 어리둥절해한 부분은 급발진 후 차량의 기계부품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점. 이제까지 자동차업체가 사고원인을 운전미숙으로 돌려왔던 근거가 바로 여기에 있던 셈이다.

또 제작진은 액셀러레이터와 연결된 스로틀밸브(흡입밸브)의 스프링이 마모될 경우도 급발진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을 확인했다.

황PD는 “실험을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상황이어서 현실에서도 같은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할지 모른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실험이 운전자에게 급발진사고의 모든 책임이 돌아가는 것을 막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작진은 오해의 소지를 막기 위해 현대 대우 등 자동차업계 관계자의 의견을 담지 않았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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