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송 다시 살아났다…권진원 등 새 음반 연이어

  • 입력 1999년 5월 18일 19시 06분


포크가 되살아 나는가. 지난 2일 끝난 포크 30주년 페스티벌. 24회 공연에 1만8천여 관객이 몰렸다. 포크 팬들의 숨은 열정이 확인됐고 추억의 노래로 여겨지던 포크 부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여기에 이정열 권진원 그룹 ‘일기예보’ 등 젊은 포크 가수들이 가세했다. 일제히 새음반을 내며 “포크는 살아 있다”고 외친다.

‘보는 음악’에 밀렸지만 포크의 아름다움과 열정은 여전하다. 서정적 노랫말과 진한 여운이 남는 안주, 악기로서의 목소리, 직접 작사와 작곡을 하는 작가 정신 등. 포크를 기억하는 마지막 세대인 김병직씨(38·회사원)는 “이 모두가 요즘 노래에서 잃어버린 멋과 맛을 일깨운다”고 말했다.

이정열(29)은 골수 ‘포크꾼’이다. 20대 중 포크 가수는 그 뿐이다. 최근 발표한 2집 ‘내추럴’. 머릿곡 ‘그대 고운 내사랑’ 등 수록곡들은 모두 포크의 원형에 충실했다. 하모니카와 통기타의 간결한 연주, 가수 내음을 풍기는 보컬, 수채화를 연상시키는 가사.

“2년간 헤맸어요. 포크를 할지 말지. 최근 팬들의 기대를 확인할 수 있어 용기를 냈습니다.”

‘노래를 찾는 사람들’출신인 권진원(33)은 히트곡 ‘살다보면’ 등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수성으로 삶과 현실을 노래해왔다. 이번에 내놓은 4집 ‘디퍼런스’의 머릿곡 ‘해피 버스데이 투 유’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 등에서 삶의 이야기를 서정적으로 전한다. 그는 “팬들이 있는 한 포크를 ‘현재의 노래’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듀엣‘일기예보’는10대팬들도 많다. 맑은 화음이 특징으로 “아름다운 노랫말과 듣기좋은 음악을 추구한다”고. 새음반(5집)의 머릿곡 ‘뷰티풀 걸’은 정감넘치는 화음으로호응을얻고있다.

한국 포크의 문제는 히트곡 기근과 대안 부재. 구경모 SBS 라디오PD는 “방송가에서 포크를 기피하는 것이 아니라 신곡이 부족해 포크 프로그램을 만들기 어렵다”고 말한다. 권진원의 매니저 배훈도 “공연장에서는 포크 저변을 확인할 수 있는데 불씨가 아직은 약한듯 하다”고 했다. 간신히 되살아 난 불씨가 불꽃으로 활활 타오를 지 궁금하다.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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