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경호 진경애씨 『스타안전 내가 맡는다』

  • 입력 1999년 5월 11일 19시 14분


케이블TV 음악채널 KMTV(채널 43)의 「쇼 뮤직탱크」 촬영현장. 까만 정장의 여성 경호원 진경애(28)의 눈빛이 무대의 스포트라이트만큼 반짝인다. 그 눈길은 스타들이 나올 때마다 아우성치는 소녀 팬들에 모아져 있다. 혹시 생길지 모르는 사고를 사전에 막는 게 그의 임무.

키 170㎝에 훤칠한 외모인 그는 사설경호회사인 ‘강한 친구들’의 과장이다. 96년 입사 이래 줄곧 대중가수 콘서트와 방송쇼프로의 안전 진행을 담당해왔다. 여성이 드문 직종에 새롭게 도전하고 있는 파이어니어인 셈. “콘서트 질서유지나 스타 경호는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과 섬세함을 발휘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자신의 일을 설명한다.

3년간 콘서트 무대 주변에 ‘출연’한 덕분에 이제는 신세대 그룹 ‘god’ 등이 녹화장에서 “일동 차렷! 경례”하고 인사하기도 한다. “누나”라며 팬들에게 받은 꽃다발을 주는 스타도 있고, 심지어 콘서트장에서 진경애의 이름을 외치는 팬도 등장했다.

“새로운 세계를 봅니다. 분장하지 않는 스타들의 맨얼굴도 볼 수 있고. 스타들도 보통사람이라는 생각을 자주 해요.”

팬들의 극성을 표시안나게 통제해야 하는 경우는 곤혹스럽다. 분장실에 들어가려고 화장실에 숨어 있는 소녀들과 숨바꼭질하는 것은 예사다.

그는 명지대 일본어과를 졸업한 뒤 일어, 에어로빅 강사를 하다가 호기심 때문에 경호일에 뛰어들었다. 합기도 유단자인데다 스키도 프로급. 보수는 또래 여성들의 평균보다 조금 많은 편이라고.

진경애는 “외국계 회사는 기획 때부터 안전을 생각하는데 국내 공연기획사들은 여유가 있으면 그 때야 안전 대책을 의뢰해오는게 아쉽다”고 말했다.

〈허 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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