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뭉치면 산다』 영화 제작-배급 공동으로

입력 1999-02-04 19:36수정 2009-09-24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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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 밀물처럼 몰려들었던 대기업들이 썰물처럼 철수하고 있는 요즘, 영화판에 지각변동이 생겼다.

성격과 규모는 약간씩 다르지만 대기업과 금융자본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한국영화 제작조건을 개선하려는 영화인들의 ‘합종연횡(合縱連衡)’이 속속 맺어지고 있다.

‘약속’의 신씨네,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의 명필름, ‘태양은 없다’의 우노필름 등 요즘 잘 나가는 3개 제작사는 지난 주말 투자 공동유치를 목표로 한 ‘섬(SUM)프로젝트’를 발족시켰다.

회사이름 이니셜을 하나씩 따서 ‘섬 프로젝트’를 결성한 직접적인 계기는 삼성이 영화사업에서 손을 뗀 것과 영화판에 새로 뛰어든 금융자본의 배급력이 취약하다는 점 때문.

“제작사가 영화자본에 종속돼있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장입니다. 대기업이 빠져나간 상황에서 투자자를 공동으로 유치하고 배급도 모색하면서 괜찮은 영화를 안정적으로 제작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목표죠.”(신철·신씨네 대표)

1개 제작사의 힘으로는 1년에 영화 한두편을 제작,배급하는 것도 빠듯하지만 3사가 힘을 합하면 연간 6∼10편을 제작, 배급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다. 각자 기획중인 영화들을 함께 토론하고 개봉 일정을 조정해 성수기에 극장에서 한국영화끼리 맞붙는 소모적인 신경전도 줄이겠다는 계획. 수익은 각자 갖게 되지만 일정 지분 공유도 고려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영화배우 문성근 명계남, 이창동감독, 기획시대 유인택대표 등이 모여 투자전문회사인 ‘유니코리아 문예투자’를 설립했다.

‘충무로의 실력자’ 강우석감독의 시네마서비스도 시네2000, 씨네월드, 쿠앤시 필름 등과 손잡고 올해 14편의 영화를 제작한다. 특히 시네마서비스는 전국 극장 체인망을 구성하는 등 한국영화 배급전문회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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