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병진 데이트라인」,「재미있는 시사프로」자리잡아 간다

  • 입력 1998년 11월 30일 19시 30분


SBS 시사오락프로 ‘주병진 데이트라인’이 방송 6개월만에 제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5월말 첫방송 직후 ‘주병진…’은 시사프로와 오락프로 사이에서 애매한 줄타기를 한다는 평을 들었다.신랄한 사회풍자와 현장고발로 기존 신변잡기 중심의 토크쇼와 차별화하겠다는 의도였으나 미숙한 진행과 엉성한 기획, 선정적 눈요깃거리로 시청자단체의 비난과 방송위원회의 사과명령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9월 이후 ‘주병진…’은 시사와 오락에 정보성을 가미하는 방법으로 시청자에게 파고들었다는 평이다. 평소 궁금한 점을 실험을 통해 해결하는 ‘시사파일’코너에서는 ‘과속측정용 무인카메라를 피하는 법’‘술집에서 가짜양주 판별법’ 등을 다양한 실험으로 소개해 관심을 끌었다.

한 주제를 놓고 찬반양론의 접전을 벌이는 ‘원초적 토론’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공창(公娼)제’‘직장내 성희롱문제’ 등 다소 선정적이면서도 음성적 농담거리에 머물던 주제를 격의없는 난상토론으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는 평이다.

‘희로애락 뉴스’ 등의 포맷에서는 한주일간의 뉴스를 유형별로 선정, 패널인 김동길 전 연세대교수 등과 함께 의미를 부여하는 시간을 꾸미고 있고 ‘똑바로 살아라’ 등에서는 주병진이 소규모 규탄대회 등을 통해 사회문제를 고발하기도 한다.

완벽한 시사물로서는 아직 몇가지 단점이 남아있는 것은 사실. 애드리브에 의존하는 주병진의 재치문답식 진행이나 생방송에 따른 뒤죽박죽 코너의 나열은 이 프로를 시사물로 특화시키는 데 한계를 노출한다.

이에 대해 김혁 책임프로듀서는 “시사프로는 엄숙함을 견지해야 한다는 것도 일종의 고정관념”이라며 “이제 본격적인 주병진의 ‘내공’이 발휘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승헌기자〉yengl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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