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11개社,장르변경-확대신청…「지각변동」본격화

  • 입력 1998년 9월 21일 19시 13분


케이블TV의 29개 프로그램공급업체(PP)중 11개업체가 장르변경 및 장르확대편성을 신청함에 따라 최근 업계에서 논의 중인 인수 합병과 더불어 케이블TV업계의 ‘지각 변동’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종합유선방송위원회가 문화관광부의 PP 공급분야변경 허가에 앞서 18일 PP들로부터 접수한 신청 결과에 따르면 특히 영화 홈쇼핑 등 ‘알짜’장르로의 변경 및 편성확대가 두드러져 업계간 충돌도 예상된다.

영화의 경우 동아TV(채널34)는 여성프로에서 영화와 홈쇼핑으로 장르변경을 신청했고 HBS(채널19)와 A&C코오롱(채널37)은 영화 확대편성을 원했다.

홈쇼핑으로는 동아TV외에 드라마넷(채널36)이 장르변경을, 대교방송(채널17)과 HBS는 확대편성을 신청했다.

영화채널은 인건비가 적게 들고 시청자 확보가 상대적으로 쉽다는 점이, 홈쇼핑은 광고수주가 수월하고 ‘IMF불황’을 타지 않는다는 점이 그 이유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같은 움직임에 기존채널은 “전문채널 개척이라는 케이블TV의 출범의도에 역행하는 조치”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영화전문채널인 캐치원(채널31)의 편성관계자는 “그동안 영화채널인 캐치원과 DCN(채널22)의 양자구도만으로도 누적된 적자가 8백억원”이라며 “만일 영화채널이 5개로 늘어날 경우 영화판권료는 2배 이상으로 치솟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LG홈쇼핑(채널45)도 “29개 중 무려 20%인 6개 채널이 홈쇼핑에 뛰어들겠다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입장이다.

반면 장르변경을 신청한 업체들은 기존업체들의 기득권 고수를 문제삼고 있다.

A&C코오롱의 한 관계자는 “고사직전의 케이블TV업계가 언제까지나 3년 전 출범당시의 구도를 유지할 수는 없다”며 “예술영화 등 기존업계와는 차별되는 편성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열쇠를 쥐고있는 문화관광부와 종합유선방송위원회는 장르변경에 따른 갈등은 우선적으로 채널간의 협의에 맡긴다는 입장이어서 업계의 회생책 중 하나로 마련된 ‘장르 변경안’이 자칫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장르변경 및 확대편성 허가여부는 다음달 10일경 문화관광부에서 결정된다.

〈이승헌기자〉yengl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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