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방송「리얼TV」,6㎜비디오로 가공안된 감동 전달

  • 입력 1998년 5월 25일 07시 07분


“이 아이들의 눈물이 ENG카메라와 조명장비 앞에서 제대로 잡힐 것 같습니까. 어림없지요.”

6㎜ 비디오필름 편집기를 돌리며 인천방송(iTV)교양제작팀 최병화차장(36)은 감회어린 표정을 짓는다. 그러면서 ‘비디오 저널리즘’의 가능성을 강조한다.

이 필름은 그가 ‘문제 청소년’들이 모인 학교에서 석 달에 걸쳐 촬영한 것. 지난해 10월 인천방송이 개국할 때 국내 방송 최초로 시도해 지금껏 이어오는 6㎜ 비디오 다큐멘터리 프로인 ‘리얼TV’용이다. 6월경 방송할 예정.

‘리얼TV’는 매주 월∼목요일 밤 10시55분부터 30분간 방영된다. 강력사건의 추적보도나 일선 경찰관의 활약상을 보여주는 ‘경찰24시’, 문제청소년들의 무전여행 과정을 취재한 ‘나쁜 아이들의 세상보기’, 종합병원을 소재로 한 ‘생명전선’, 핫이슈를 다루는 ‘VJ(비디오저널리스트)리포트’를 요일별로 내보낸다.

신생 지역민방의 이 프로에 주목하는 방송계 인사가 많다. 20여명의 PD가 각자 소재선택과 기획 구성을 책임지는 ‘나홀로 제작 시스템’이 과연 성공할 것인지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자사제작과 프리랜서제작의 중간 형태에 해당하는 이같은 제작방식에 대한 현재까지의 평가는 ‘1차 합격’.

소형비디오카메라를 이용한 ‘나홀로 제작’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기동성있게 취재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덕분에 가공되지 않은 현장을 통해 자연스러운 감동을 전달할 수 있다.

IMF시대의 저예산 제작경향에도 딱 맞다. 보통 30분짜리 프로 한편에 6백만∼7백만원이 드는 데 비해 ‘리얼TV’의 제작비는 3백만원정도.

작품성도 뛰어나 지난해 한국방송프로듀서 작품상 및 실험정신상 본선까지 진출했다. ‘지역민방만 아니었어도…’하며 아쉬운 입맛을 다셨지만 ‘리얼TV’ 제작PD들은 상을 받은 것만큼이나 힘을 얻었다.

“비디오 저널리즘은 영상민주주의를 실천하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밀착취재를 통해 생생한 모습을 보여주되 결코 선정적인 고발 프로를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 최차장을 비롯한 20여명 ‘나홀로 제작 PD’들의 한결같은 마음이다.

〈조헌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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