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집음반 김장훈 『나를 버리니 팬이 모이네』

  • 입력 1998년 4월 8일 19시 47분


“드디어 찾았다.”

히트의 공식을 찾았다는 김장훈의 외침이다. 이번 새 음반 ‘나와 같다면’을 구상할 때부터 아예 많이 팔릴 노래만 싣겠다고 마음먹었다. 가수가 돈을 너무 밝힌다는 핀잔도 개의치 않았다. 6년뒤쯤 좋은 일에 쓸 계획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새 음반 4집은 4월들어 빅히트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판매량이 15만장을 넘었는데 최근엔 주문이 매일 1만여장씩 들어온다.

김장훈이 찾아낸 공식은 평범하다. 대중이 좋아하는 노래는 역시 소프트 발라드라는 것. 전반적인 분위기는 정중동(靜中動)으로 몰아가고 포근한 아쿼스틱 음과 맑은 현악기로 멜로디를 윤색한다. 그러나 이는 발라드계에서는 너무나 평범한 얘기.

그렇다면 김장훈만의 비결은 뭘까. 그것은 라이브처럼 대중과 가까운 자리에서 자기를 버리는 것. 김장훈은 96년말 3집 ‘노래만 불렀지’를 내면서 음악 대중을 ‘모시기’ 시작했다.

그 전만 해도 언더그라운드의 뿌리를 고집한다며 방송 펑크는 예사고 팬들의 취향을 무시했다. 그런데 3집부턴 방송에도 잘 나가고 공연장에서도 유머와 재치로 객석을 사로잡았다. 누구나 인정하는 힘과 격정의 가창력에다 달라진 모습까지…. 팬들은 공연장으로 몰려들었다.

이번 음반의 히트는 ‘자기 버림’의 내공이 이룬 결실이다. 머리곡 ‘나와 같다면’은 김장훈이 아니라고 느껴질 정도로 부드럽다. 예쁜 선율도 마찬가지.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예전처럼’‘햇빛 비추는 날’ 등의 수록곡도 예전의 그답지 않은 일련의 수채화.

김장훈은 12일까지 연강홀에서 펼치는 라이브 공연에서 히트 바람을 부채질하고 있다. 최근 발목을 다쳐 목발에 의지하는 처지인데도 공연장을 울리는 목소리와 악동의 ‘끼’가 넘치는 유머는 여전하다. 공연 문의 02―708―5001

〈허 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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