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현실성없는 캠퍼스드라마「레디 고」

  • 입력 1997년 11월 7일 07시 55분


▼「레디 고」 영화 동아리를 무대로 대학 초년생들이 겪는 사랑과 고뇌를 진솔하게 그리겠다는 의도로 출발한 캠퍼스 드라마. 7일 첫회에서 감각적 느낌의 음악과 화면으로 등장인물의 면면과 앞으로 벌어질 사건들을 예고한다. 윤손하 차태현 원빈 진재영 등 방송가에서 「뜬다」는 젊은 탤런트들이 대거 출연했다. 그러나 「레디 고」는 캠퍼스 드라마라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정작 「대학」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도서관과 대학구내 등 대학의 외양은 있지만 대학생들이 안고 있는 현실은 없다. 난데없이 오토바이를 타고 폭주족처럼 질주하고 동아리의 선배는 군대 고참의 모습이다. 도서관의 책을 서로 먼저 대출하겠다고 멱살을 잡는 대목은 차라리 떼를 쓰는 아이들 수준에 가깝다. 중고등학교로 배경을 바꾸면 되레 이해가 쉬울 만큼 등장인물의 성격과 사건전개가 천편일률적이다. 이것이 대학의 모습일까.한 단면일 수는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취업준비의 어려움과 성(性), 이념문제 등 흔들리는 대학의 모습이 엄연히 존재한다. 대학생들이 외면하는 캠퍼스 드라마는 캠퍼스 드라마가 아니다. 『첫회여서 어쩔 수 없었다.차례로 대학인들이 겪는 문제를 다룰 생각이니 10회까지만 지켜봐 달라』는 작가의 말이 실현되기를 바란다. 시청률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고생들을 겨냥, 환상만을 심어주는 캠퍼스 드라마는 청소년 드라마의 연장일 뿐이다. 〈김갑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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