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시청자가 뽑은 명화50」 내달부터 방영

  • 입력 1997년 2월 21일 19시 56분


[금동근 기자] 「다시 보고싶은 영화를 우리 손으로…」. KBS가 다음달 1일부터 방영예정으로 기획한 「시청자가 뽑은 다시 보고 싶은 영화 50」이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PC통신과 엽서로 신청을 받기 시작한지 2주일만에 이미 1만통 가량의 신청이 접수된 것. 라디오에서 청취자의 신청을 받아 노래를 틀어주는 방식과도 같은 이번 기획에 대해 방송가 안팎에서는 『방송의 진정한 주인인 시청자들에 대한 바람직한 서비스』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자신들이 「미는」 영화를 눈에 띄게 하기위해 시청자들이 내건 구호도 제각각이다. 「신세대는 이 영화를 모를걸」 「녹화해서 자자손손 봐야될 영화」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감동시킨다」 「보자보자또 보자」 「오늘은 왠지 이 영화를 보고싶어요」 등이다. 또한 「엄마 아빠가 고른 영화 베스트10」 「우리 가족이 뽑은 영화」 「택시기사 1백20명이 뽑은 영화」 등의 구호도 있어 이번 기획이 가정이나 직장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이텔을 통해 신청한 한 고교생은 『10편만 신청하라는 주문 때문에 가족들이 「피」터지는 싸움을 벌였다』며 『내 동생이 「미녀와 야수」 「스타워즈」 등을 외쳤지만 나이가 어리다는 약점 때문에 밀려났다』는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영화에 얽힌 사연을 함께 소개한 신청자도 상당수. 한 주부는 『딸의 통신 ID를 이용해 처음으로 하이텔에 글을 올려본다』며 중학교때 친척언니를 따라가 감명 깊게 봤다는 「춘희」를 신청했다. 영화감독이 희망이라는 한 학생은 「미드나잇 카우보이」 「진정한 용기」 등 작품성이 높은 영화들을 집중 추천했다. 이밖에 「어릴 때 졸음에 겨워 눈 비벼가면서 봤던 영화」 「우리 부모님이 연애시절 다섯번을 본 뒤 결혼에 골인한 영화」 「어릴 때는 사랑하면서 이별을 하는 주인공들을 이해 못했지만 이제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등의 사연이 접수됐다. 한편 다음주초 최종 집계를 앞둔 현재 KBS의 가집계에 따르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1위를 달리고 있고 「로마의 휴일」 「로미오와 줄리엣」 「벤허」 「사운드 오브 뮤직」 「티파니에서 아침을」 「닥터 지바고」 「스타워즈I」 「시네마 천국」 「왕과 나」 등이 10위권에 올랐다. 이번 이벤트를 기획한 편성실의 김종건주간은 『50위까지 집계를 낸 다음 구입 가능한 작품은 주말 영화시간을 이용하거나 특집시간을 편성, 모두 방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선 첫번째 편인 「벤허」가 다음달 1일(낮12.40) 2TV에서 방영되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1∼2일(밤11.35) 1TV를 통해 방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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