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엽 기자] 가요 시장의 무게 중심이 20대로 옮겨가고 있다.
10대 「오빠부대」가 TV무대의 댄스에 국한된 데 반해 20대는 발라드 톱스타들의 음반과 콘서트장에서 옹골찬 함성을 보내고 있는 것. 특히 유행처럼 번지는 10대 바람과 달리 20대의 갈채는 자기취향에서 나오는 냉정한 열광이라는 점에서 10대 열풍의 주역인 「서태지와아이들」이후 불어오는 새바람으로 주목되고 있다.
20대가 갈채를 보내는 가수들은 이소라 조관우 김종환 이승환 등 주로 발라드 스타. 이밖에 댄스에서는 「오늘도 난」의 이승철이 있다.
20대들은 이들 톱스타들에게 70∼80%의 「몰표」를 던져주며 요란한 10대 댄스스타에 대한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다.
이소라는 2집 「기억해줘」로 두달만에 70만장에 다가서고 있는 중. 소속사 동아기획측은 구매자 연령을 조사한 결과 20대가 70% 이상이며 10대는 20% 안팎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중순 연일 매진을 기록한 콘서트에서도 10대는 드문드문.
조관우의 경우도 마찬가지. 80만장을 넘어선 히트곡 「영원」은 20대가 80%에 달하고 있고 10대는 10%에 불과하다. 청주 광주 부산 등 지방콘서트에서도 20대 관객이 압도적인 비율.
「존재의 이유」의 김종환은 10대 팬이 손꼽을 정도. 노래 자체가 느린데다 가사의 내용 또한 10대와 거리가 멀기 때문에 50만장 판매를 기록했지만 10대팬은 거의 없다.
최근 「가족」을 발표한 이승환의 경우 20대팬과 10대팬의 비율이 7대3 정도. 이승환은 『지금 20대가 된 데뷔당시(89년)의 팬들이 아직도 내 음반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승철은 댄스곡으로도 20대 여성팬을 사로잡은 경우다. 「오늘도 난」의 주구매층이 20대 여성팬이며 또 21, 22일 오후7시반 세종문화회관에 마련하는 콘서트의 관람권 예매층도 20대가 80%에 달한다고 공연기획사 예스컴이 밝혔다.
조관우 이승철 이승환 등이 20대 최고가수로 부상한 이유는 이들이 댄스의 유일하다시피한 대안인데다 나이든 고정팬이 이탈하지 않았기 때문.
게다가 「오빠부대」들은 30대에 접어든 이들을 「오빠」가 아니라 「아저씨」로 여기고 있다.
가요계에서는 20대 가요팬의 가시적인 움직임에 대해 최근 뚜렷해진 록바람과 더불어 가요계의 헤게모니가 10대에서 벗어나는 조짐중 하나라며 기대를 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