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낮은 식기세척기 등 외주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집중
중국 내 가전-TV 사업 철수 검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2026.4.7 뉴스1
삼성전자가 수익성이 낮은 가전 제품들의 생산 라인을 폐쇄하고 외부 업체에 맡기는 외주 생산으로 전환한다. 중국의 저가 공세, 메모리 가격 상승, 소비 둔화 등의 원인으로 부진한 가전 사업을 본격적으로 재편하는 것이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반도체 호황으로 ‘성과급 논쟁’이 벌어질 만큼 큰돈을 벌고 있지만 가전, TV, 모바일 등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이로 인해 원가 부담이 늘고 있다.
삼성전자 DA(가전)사업부는 17일 임직원을 대상으로 경영 설명회를 열고 수익성 제고를 위한 사업 구조 개편 방안을 제시했다. 제품별로 수익성을 다시 검토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제품은 외주 생산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회사는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부가가치가 높은 주력 가전은 계속 직접 만들되 식기세척기, 전자레인지 등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이나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에어드레서 등 일부 제품군을 외주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생산 라인 전반을 재편하면서, 비핵심 제품군의 비용 절감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철기 DA사업부장은 “올해가 가전 사업 구조 혁신에 나설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며 “수익성 기반의 성장 사업으로 환골탈태하자”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내 가전·TV 사업 철수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7일 삼성전자가 이르면 이달 중 중국 내 가전·TV 판매 사업의 중단을 최종 결정한 뒤 재고를 차례로 처분해 연내에 완전히 판매를 종료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의 중국 생산 기지는 유지하되 중국 내 판매는 그만둔다는 것이다.
가전 생산 외주화, 중국 내 가전·TV 사업 철수 검토 배경에는 장기간 계속된 실적 부진이 있다. 지난해 4분기 DA사업부와 TV사업을 담당하는 VD사업부는 약 6000억 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올해 손실 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실적 전망도 어둡다. 업계에 따르면 DA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은 5%를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60%대로 추정되는 삼성전자 반도체 영업이익률과 대비된다.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메모리 가격이 오르는 반도체 호황이 이어질수록 가전 등 완제품 사업은 원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삼성전자 내에서 반도체와 완제품 사업, 즉 가전 부문의 실적 격차는 당분간 더 벌어지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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