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오픈AI 등 결제망 확보전 치열
네이버, AI 검색+쇼핑+지도 곧 출시
“무선 이어폰 10만 원 이하로 찾아서 결제해 줘.”
인공지능(AI) 브라우저가 쇼핑 문법을 바꾸고 있다. 검색부터 결제까지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개인비서 같은 ‘쇼핑 AI 에이전트(에이전틱 커머스)’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하면서다. 몇 차례 이동을 거쳐야 했던 쇼핑 여정이 AI와 대화 한 번으로 압축되자, 이제 AI 에이전트를 손에 쥐는 쪽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패권’을 가져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장 반응은 이미 뜨겁다. 고객관리 소프트웨어 기업 세일즈포스의 ‘2025 홀리데이 쇼핑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최고의 쇼핑 대목으로 꼽히는 블랙 프라이데이(11월 28일)에 AI가 영향을 미친 미국 매출은 30억 달러(약 4조4080억 원)에 달했다. 데이터 분석 기업 어도비 집계에서도 같은 기간 미 유통 사이트의 AI 트래픽은 전년 대비 805%(약 9배) 뛰었다.
빅테크 간 ‘차세대 결제망 표준(프로토콜)’ 확보전도 치열하다. 구글은 독자 표준 ‘AP2’에 페이팔·마스터카드 등 60여 개 기관을 끌어모았고, 오픈AI·스트라이프는 쇼핑몰 간 상품·결제 데이터를 AI가 공통 언어처럼 주고받는 ‘ACP(Agentic Commerce Protocol)’로 맞섰다. 전략 수정도 활발하다. 오픈AI는 지난해 9월 대화창 즉시 결제 서비스 ‘인스턴트 체크아웃’을 내놨으나 커머스들을 연동하는 데 한계에 부닥치자 결제를 외부 앱에 넘기는 방식으로 돌아섰다.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2월 네이버플러스스토어에 쇼핑 AI 에이전트 베타(시험판)를 띄운 데 이어, 상반기(1∼6월) 중 검색·쇼핑·지도를 한 화면에 모은 통합 비서 ‘AI 탭’을 내놓을 예정이다. 국내 소비자 취향이 녹아든 리뷰 데이터와 네이버페이로 소비자를 붙잡는다는 전략이다.
결국 스마트한 쇼핑과 매끄러운 결제 경험으로 이용자를 생태계에 묶어두는 사업자가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서 에이전틱 커머스가 2030년 최대 5조 달러(약 7357조 원) 규모의 글로벌 거래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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