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주 다주택 대출 조인다…LTV 낮추고 만기연장 더 까다롭게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2월 22일 21시 43분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3일부터 한 달 내리 다주택자들에게 매물을 내놓으라고 압박하면서 추가 대출 규제가 예고됐다. 정부는 다주택자의 거주하지 않는 주택에 대한 담보인정비율(LTV)을 낮추고 다주택자의 대출 만기 연장을 더 까다롭게 제한할 방침이다. 서울 등 규제 지역 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자의 만기 연장에만 ‘핀셋 규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금융위원회는 24일 금융권 관계자들을 소집해 주택 유형과 지역에 따른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용범 “다주택자 매입, 집값 하락기 위험 전이 가능”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22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빚을 내) 비거주 다주택을 매입한 경우 가격 상승기 수익은 사적으로 귀속되지만, 하락기에는 사회 전체로 위험이 전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990년대 일본 자산 거품 붕괴와 2008년 미국 금융위기처럼 집값 하락기에 다주택자들이 원금과 이자를 갚지 못하면 금융회사의 건전성 위험도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실장은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투자 목적 주택 매입에 대한 위험가중치 조정과 비거주 다주택 대출의 단계적 LTV 축소, 만기 구조 차등화 등의 신호가 일관되게 축적될 경우 (집값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재평가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정부는 투자 목적 주택담보 대출에 대한 은행권의 위험가중치를 별도로 신설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은행이 다주택자의 투자용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면 은행의 건전성 지표인 위험가중치가 높아진다. 은행들은 건전성 관리를 위해 이러한 대출을 줄이기 쉽다. 금융당국은 이미 주택담보대출 전반에 대해 위험가중치를 20%에서 25%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주택자 투자용 주택담보대출의 가중치는 이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거주 다주택자들의 대출 잔액에 대한 LTV를 단계적으로 낮추는 대책도 병행될 전망이다. 지난해 6·27 대책으로 다주택자들의 신규 대출이 제한됐는데 기존 대출도 결국 봉쇄하는 방향으로 해석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다주택자 기존 대출의 만기를 연장하는 과정에서 LTV를 바로 0%로 만들면 일선 혼란이 가중되니 이를 단계적으로 낮추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용범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6.01.09. 뉴시스
김용범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6.01.09. 뉴시스
다주택자의 대출 만기 구조도 차등화할 방침이다. 지금은 은행이 임대사업자 대출의 만기를 관행적으로 연장해 주고 있는데 앞으로는 ‘연간 임대소득 대비 이자상환비율(RTI)’을 의무적으로 확인해 상환 능력이 떨어지면 만기 연장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이런 방안이 나온 이유는 이 대통령이 21일 X(옛 트위터)에서 다주택자 규제 의지를 재차 밝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과 임대 사업을 압박하면 전월세 부족으로 서민 주거 불안이 심화된다는 주장은 집값 상승과 전월세 부족의 주요 원인인 다주택과 주택임대 사업을 비호하는 기적의 논리”라고 강조했다. 다주택자가 보유한 주택들이 시장에 공급되면, 해당 매물을 구매한 무주택자는 더 이상 전월세를 찾지 않으니 전월세 수요가 줄어 가격도 떨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다주택자 주담대 3년 새 2.3배로 불어


이 대통령과 고위 관료들이 다주택자들을 연달아 압박하는 것은 이들의 투기가 심각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은행의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월 말 기준 36조4686억 원이다. 다주택자 주담대가 본격적으로 늘어난 2023년 1월 말(15조8565억 원)의 약 2.3배로 불었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전체 주담대 잔액이 513조 원대에서 1.2배인 610조 원대로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다주택자의 증가 폭이 두드러진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에 언급된 정책들이 시행되면 은행권 대출 심사 문턱이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라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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