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상 첫 5600선 마감한 19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4.86% 오른 19만원, SK하이닉스는 1.59% 오른 89만4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2026.2.19 ⓒ 뉴스1
인공지능(AI)이 소프트웨어 산업을 파괴할 것이라는 ‘공포론’과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에 의구심이 커지는 ‘거품론’이 미국에서 잠잠해지면서 코스피가 상승 랠리를 재개했다.
메타 등 빅테크의 반도체 수요가 여전히 높고, 에너지 소재 등 실물이 중요한 업종은 AI로 대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시장에서 설득력을 얻으면서다. 코스피가 상승 랠리와 한국거래소의 부실기업 퇴출 방안 발표 영향을 받은 코스닥지수도 5% 가까이 올랐다. 다만 계속되는 상승 랠리에 조정이 올 것이라는 주장이 언제라도 증시를 흔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메모리 공급난 ‘램마겟돈’에 반도체 투톱 껑충
코스피는 19일 전 거래일 대비 3.09% 오른 5,677.25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5,681.65까지 오르기도 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5,600을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삼성전자가 4.86% 뛰었고, SK하이닉스도 1.59% 상승했다. ‘반도체 투톱’의 상승은 설 연휴 기간 미국 증시에서 나온 AI 관련 대규모 투자 소식에 따른 낙관적인 전망이 영향을 미쳤다.
엔비디아는 17일(현지 시간) 메타에 수백만 개의 AI 칩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AI 칩의 개당 평균 가격이 약 1만6000달러(2300만 원)라는 점을 고려하면 메타가 200만 개만 구매해도 46조 원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메타는 세계 최대의 개인화 시스템을 구동하는 AI 기업”이라며 이번 대규모 투자를 치켜세웠다.
시장에선 엔비디아 AI 칩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첨단 메모리 반도체가 들어가는 만큼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램마겟돈(RAMmageddon)’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램마겟돈은 메모리 반도체를 뜻하는 ‘램’과 지구 종말을 의미하는 ‘아마겟돈’을 합친 신조어다. 블룸버그통신은 “메모리 반도체 부족 사태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를 끌어올리며 코스피가 세계 최고 실적을 기록하는 주식시장이 됐다”고 평가했다.
최근 정부가 ‘동전주’ 퇴출 방안과 함께 체질 개선 의지를 밝힌 코스닥 시장은 더 크게 올랐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94% 오른 1,160.71에 장을 마감했다. 기관이 1조429억 원 어치, 외국인은 8546억 원 어치를 각각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설 연휴 기간 AI 등 위험 요소를 따져보던 투자 자금이 한 번에 유입되면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 “AI 수익성 논란 남아” VS “코스피 7,000 간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로 거래를 마친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종가와 비교해 170.24포인트(p)(3.09%) 상승한 5677.25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54.63포인트(p)(4.94%) 상승한 1160.71로 마감했다.
2026.2.19/뉴스1코스피가 다시 상승 랠리를 시작했지만 여전히 높은 변동성을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결정 불확실성 등에 따라 국내 증시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날 “AI 수익성 논란 등 글로벌 불안 요인이 남아 있다”며 “(증시 등) 가격 변수의 변동성도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일각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실적 증가 전망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코스피 등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나증권은 19일 코스피가 7,900까지 오를 수 있다는 예상치를 제시했다. 현대차증권(7,500)과 NH투자증권(7,300) 등도 코스피가 7,000을 넘어설 수 있다고 예측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더 나은 AI 모델을 구축하려는 미국 빅테크의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지 않으면 코스피도 오를 수밖에 없다”며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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