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산업 투자액 2500억 달러
전 정부서 약속한 650억 달러는 배제
韓 반도체 업체 압박 예상
미국과 대만이 상호 관세를 기존 20%에서 15%로 낮추는 무역 합의에 서명했다. 대만이 미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를 조건으로 일부 무관세 혜택까지 확보하면서, 최대 경쟁국인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미국 정부의 투자 압박이 한층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2일(현지 시간) 미국무역대표부(USTR)와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대만은 대만산 제품에 적용하던 미국의 상호관세를 20%에서 15%로 인하하고, 대만은 대미 관세를 대부분 철폐하는 내용의 무역 합의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대만은 한국·일본과 동일한 15% 관세율을 적용받게 됐다.
USTR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합의를 통한 미국과 대만의 경제·무역 관계를 강화힐경우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며 “주요 품목의 관세 인하와 비관세 장벽 제거, 투자 확대를 통해 미국 제조업의 획기적인 성장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를 통해 대만이 대미 반도체 수출과 관련해서 숨통을 트게 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에 신규 생산 시설을 건설하는 대만 기업들은 공사 기간 동안 해당 시설의 생산 능력의 2.5배, 완공 이후에는 1.5배까지의 반도체 물량에 대해 관세없이 미국에 반입할 수 있게 된다”고 보도했다. 미국 내 생산 확대에 따라 곧바로 통상 혜택을 받는 구조다. 대신 대만은 미국 내 첨단 반도체, 에너지,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2500억 달러(약 350조 원) 규모의 신규 직접 투자를 약속했다. 다만 외신들은 이전 미 행정부 시절 결정됐던 650억 달러 규모의 투자분은 이번 신규 투자액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성명을 통해 “이번 합의를 통해서 첨단기술 분야에서 공급망의 회복력을 크게 강화하게 됐다”고 했다.
미국과 대만의 이번 합의는 반도체 업계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서 한미 정부는 반도체 관세에 대해 대만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기로 합의한 바 있다. 미국이 대만 사례를 지렛대 삼아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 압박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우려대는 대목이다. 실제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최근 국내 메모리 업체들을 겨냥해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을 경우 100% 관세를 적용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고강도 투자 유치를 압박한 바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통상 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최종 합의 내용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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