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역전’은 옛말…로또 1등 실수령액 14억 수준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2월 2일 11시 15분


작년 판매액 6조 첫 돌파…1등 당첨금은 최저

24일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복권 판매점을 찾은 시민들이 복권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5.11.24 뉴스1
24일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복권 판매점을 찾은 시민들이 복권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5.11.24 뉴스1
지난해 로또복권이 6조 원어치 넘게 팔리면서 역대 최대 판매액을 경신했다. 하지만 당첨자도 늘면서 1인당 평균 1등 당첨금(20억6000만 원)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세금(기타 소득세 30%, 지방소득세 3%)을 떼고 나면 서울에선 웬만한 아파트 1채도 사기 어려워져 ‘인생 역전’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해졌다.

2일 복권 수탁 판매자인 동행복권에 따르면 지난해 로또는 총 6조2001억 원어치가 팔려 2002년 12월 로또가 처음 판매된 뒤 처음으로 연간 판매액 6조 원을 넘어섰다. 다만 이는 로또복권의 회차별 판매액을 추첨일 기준으로 합한 것으로 기획예산처 복권위원회가 해당 기간 실제 판매액을 산정하는 공식 통계와는 일부 차이가 있다. 복권위원회 공식 통계 기준으로 2024년 로또 판매액은 5조9562억 원이었다.

추첨일 기준으로 집계한 지난해 로또 1등의 평균 당첨금은 20억6000만 원이었다. 로또 판매가 시작된 2002년 12월 한 달간 팔린 로또의 1등 평균 당첨금인 10억 원을 제외하면 가장 적어 사실상 역대 최저액이다. 지난해 1등 평균 당첨금에서 세금을 제외한 실수령액은 약 14억 원으로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KB부동산 기준)인 약 15억810만 원보다 낮다.

로또 당첨금이 낮아진 이유는 판매액의 일정 비율을 당첨금으로 나누는 구조 때문이다. 로또가 많이 팔릴수록 당첨금이 커지는 동시에 당첨자도 늘어 1인당 당첨금은 줄어드는 것이다. 2024년 7월 13일 추첨한 1128회차에선 1등이 63명이나 나와 1인당 당첨금이 4억1993만 원에 불과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로또 1등 당첨금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당첨금을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지난해 성인 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조사에서 현재 1인당 20억 원 안팎인 로또 1등 당첨금에 ‘만족한다’는 응답 비율은 45.3%로 절반 이하였다. 응답자의 32.7%는 ‘불만족’이라고 답했다.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한 이들의 91.7%는 당첨금이 상향돼야 한다고 봤다. 이들이 생각하는 적정 당첨금은 평균 52억2000만 원으로 실제 평균 당첨금의 약 2배였다.

정부는 당첨금 상향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선을 긋고 있다. 복권위 관계자는 “설문 결과 절반 이하긴 하지만 ‘만족한다’는 응답이 ‘불만족’보다 높게 나온 만큼 당첨금 상향 논의 필요성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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