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V 기술로 차세대 반도체 생태계 혁신

  • 동아일보

하이쎄미코㈜

하이쎄미코는 제62회 무역의 날 기념 산업통상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왼쪽)와 한민석 하이쎄미코 대표. 하이쎄미코 제공
하이쎄미코는 제62회 무역의 날 기념 산업통상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왼쪽)와 한민석 하이쎄미코 대표. 하이쎄미코 제공
글라스 코어 기판 시장이 차세대 반도체 핵심 기술로 급부상하면서 관련 장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TGV(유리관통전극) 기술은 AI 반도체와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공정으로 평가받으며 글로벌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이 이 분야에서 독자 기술력을 확보하며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반도체·PCB 표면처리 장비 전문 기업 하이쎄미코㈜가 TGV 기술을 기반으로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20년 설립된 이 회사는 불과 5년 만에 국내외 대기업들과 기술 협력을 진행하며 차세대 반도체 장비 시장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회사는 올해 4월 TGV 기술이 적용된 파일럿 장비 3대를 중국 대기업에 수출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TGV 공정은 차세대 반도체 기판인 글라스 코어 기판 양산을 위한 핵심 기술로 하이쎄미코는 이를 상용화한 국내 최초 기업이다. 컨포멀 방식으로 디스플레이 시장에, 풀 비아 방식으로 HBM용 반도체 시장에 적용 가능한 장비를 개발하며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한민석 대표는 “레이저 홀 가공부터 도금, 에칭, CMP까지 TGV 분야의 메탈라이제이션 전 공정을 협력업체를 통해 지원하는 원스톱 솔루션을 구축해 고객의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쎄미코는 글로벌 시장 공략도 본격화했다. 지난해 4월 중국 쑤저우에 중국 최초의 515X510㎜ PKG용 풀사이즈 TGV 금속 도금 테스트 공정을 갖춘 연구소를 개소했다. 현재 샤오미, BOE, 화웨이 등 중국 주요 대기업 50여 곳과 장비 및 제품 평가를 진행 중이며 일부 업체는 장비 견적 단계까지 진입했다. 또한 대만 TGV 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로 대형 상사업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25년 대만 TPCA 전시회 출품을 계기로 현지 고객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일부 고객사를 대상으로 평가도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기업 연구소에 TGV 전용 연구 라인을 구축하고 주요 TGV 공급망의 공급업체를 기준으로 다양한 제품의 메탈라이제이션을 제작해 고객사 대상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성장세는 대규모 투자 유치로 이어졌다. 이 회사는 올해 정부의 DCP(딥테크 챌린지 프로젝트) 과제를 통과하며 성장 모멘텀을 확보했다. 6개월간 12개 기관을 대상으로 IR을 진행한 결과 지난 11월 30억 원의 1차 투자금을 유치했고 4곳의 투자기관으로부터 총 120억 원의 추가 투자를 확약받아 내년 1월 최종 유치를 앞두고 있다.

한 투자 관계자는 “대기업, 상장사가 아닌 중소기업이 이 정도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TGV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결과로 보인다”고 전했다.

투자금은 신규 공장 건설과 도금 평가 이후 검사 공정 구축에 투입된다. 현재 북천안 나들목에서 5분 거리 산업단지 내 1900㎡ 규모 부지를 매입 완료했다. 클린룸을 갖춘 제조 공장과 사무 시설을 조성해 내년 3월 착공, 10월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기술 개발도 지속될 방침이다. 하이쎄미코는 3년간 36억 원 규모의 정부 지원을 받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한국전자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반도체 도금 장비 자동화 개발 과제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8인치와 12인치용의 안정화된 양산형 장비를 출시해 국내 중소 OSAT(후공정 외주가공) 업체들의 가격 및 납기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충남 지역의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생태계 활성화에도 적극적이다. 충청남도, 호서대, 기존 참여 업체들과 함께 TGV 기술 세미나를 성공적으로 개최했으며 내년부터는 분기별로 정기 토론회를 열어 지역 내 TGV 신시장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한 대표는 “현재 반도체 생태계가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에서 충남과 대전 지역에 TGV 수요 기업이 많다”며 “지역 소재 기업을 위한 과제 지원이 강화되고 투자 생태계가 개선된다면 지역 경제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이쎄미코는 그간의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충청남도지사 표창과 올해 대한민국 중소·중견기업 대상 품질혁신 부문 대상, 무역의날 산업통상부 장관 표창을 잇따라 수상했다. 한 대표는 “앞으로도 혁신 기술로 글로벌 반도체 표면처리 장비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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