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 행진하던 금값 6% 급락…12년만의 최대 낙폭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0월 22일 17시 37분


국제 금값이 12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한 22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 금 제품이 진열돼 있다.  2025.10.22 뉴시스
국제 금값이 12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한 22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 금 제품이 진열돼 있다. 2025.10.22 뉴시스
국제 금 가격이 6%가량 하락하며 12년 만의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금값이 올해만 60%가량 폭등하자 차익실현을 위한 단기 조정이 이뤄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에 코스피는 6거래일 연속 종가 기준 역대 최고점을 갈아치웠다.

●상승 랠리 잠시 멈춘 금값

글로벌 금융 정보 플랫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21일(현지 시간) 국제 금 현물 가격은 트로이온스(약 3.11g)당 4093.18달러에 장을 마쳤다. 전 거래일(4356.50달러) 대비 6.04% 하락했다. 인베스팅닷컴 기준 2013년 4월 15일(―8.49%) 이후 12년 만에 가장 큰 하락이다.

은 가격도 전 거래일 대비 8.14% 하락한 48.2225달러로 장을 마쳤다. 2021년 2월 2일(―8.14%) 이후 4년 만에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시장에 충격을 줄 정도로 큰 폭의 하락이었지만 이것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국제 금과 은 현물 가격이 올해 들어 각각 60%, 80%씩 급등하자 단기 차익실현 매물이 많았다는 의미다. 최근 발표된 미국 주요 기업들의 3분기(7~9월) 실적이 대체로 좋아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줄어든 것이 주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 시장의 큰손인 인도가 최대 힌두교 축제인 ‘디왈리’를 맞이해 휴장한 것도 금값 하락에 주요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상현 iM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엔화 약세에 따른 (상대적인) 달러 강세도 금값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금값 하락은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이라며 “늘어나는 글로벌 유동성과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확대 등으로 인해 금값 강세 기조는 앞으로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급값 시세가 국제 가격보다 높은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은 완화됐다. 한국거래소의 23일 종가 기준으로 KRX 금값은 국제 시세 대비 3.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제 시세보다 10% 넘게 비쌌던 국내 금값 시세가 안정화된 모양새다.

●6거래일 연속 최고점 경신한 코스피

한편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56% 오른 3,883.68로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코스피는 종가 기준 6거래일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7249억 원, 552억 원어치씩 순매도했지만 기관이 7633억 원치를 순매수해 상승장을 이끌었다.

다만 ‘빚투’에 대한 경고음도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20일(현지 시간) 보도를 통해 한국 개인투자자들이 ‘빚투’를 통해 미국의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총자산의 40%를 차지하는 등 고위험 자산 투자에 나선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비트코인보다 위험성이 높은 알트코인(비트코인 이외의 코인)은 전체 거래량의 80% 이상이기도 하다. 블룸버그는 “한국 개미들은 투자를 장기적 계획이 아니라 마치 ‘오징어 게임’같이 도박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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