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올드 위한 UBRC, 美 100개 넘어… 초고령사회 일본도 적극 도입 추세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16일 03시 00분


[실버 시프트, 영올드가 온다]
‘돌봄’에 초점 맞춘 실버타운과 달리
대학 인프라 활용 여가 수요 뒷받침
국내선 동명대-조선대 설립 추진

이전 세대보다 건강하고 부유하며 학력 수준이 높은 영올드(Young Old·젊은 노인)가 사회주역으로 떠오르면서 이들을 위한 대안적인 주거 모델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폐쇄적인 실버타운 대신 청년들과 교류하며 다양한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대학 기반 은퇴자 공동체(UBRC)가 대표적이다.

UBRC는 대학 캠퍼스 안에 지어지는 은퇴자 주거단지로, 대학의 인프라를 활용해 고령층의 여가생활 수요를 뒷받침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돌봄에만 초점을 맞춘 기존의 실버타운과 달리, 영올드의 달라진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하는 주거 모델인 셈이다. 캠퍼스 내 청년층 등 다양한 사회 구성원과 어울려 지낼 수 있는 점도 UBRC의 장점 중 하나로 꼽힌다. 학생 수가 줄며 만성 재정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대학 입장에서도 학교 내 인프라 활용도를 높이고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UBRC가 은퇴 후 새로운 주거지를 찾는 영올드를 끌어들이고 있다. 1980년대 미국 인디애나에 생긴 ‘메도드 은퇴자 커뮤니티’를 시초로 현재는 100개 이상의 UBRC가 미국 전역에 조성돼 있다. 세계적으로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미국은퇴자협회는 2032년 미국 내 UBRC는 400여 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미 플로리다주 ‘오크 해먹’은 UBRC 모델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오크 해먹은 플로리다주립대 안에 조성돼 있어 여기에 입주하게 되면 도서관 등 대학 시설을 이용할 수 있고 각종 캠퍼스 행사와 수업에도 참여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스탠퍼드대의 ‘클래식 레지던스’, 다트머스대의 ‘켄들 앳 하노버’ 등도 대표적인 UBRC 사례로 꼽히고 있다.

한국보다 앞서 초고령사회를 맞은 일본 또한 간사이대의 ‘앙크라주 미카게’ 등 교육과 주거를 결합한 시니어 주택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추세다.

국내에서는 부산 동명대와 광주 조선대 등이 UBRC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동명대의 경우 대학 정문 주변에 약 1000명이 거주할 수 있는 UBRC 건립을 목표로 기초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동명대에는 반려동물학과, 언어청각재활학과, 간호학과 등 은퇴자의 관심도가 높은 전공 역시 운영되고 있어 학교 측에서는 ‘인생 2막’을 꿈꾸는 신노년층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선대 역시 캠퍼스 내에 700채 규모의 UBRC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초고령사회#영올드#은퇴자 주거단지#시니어 주택#오크 해먹#UBR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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