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3사, ‘미드 니켈’ 앞세워 중저가 전기차 시장 공략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3월 14일 03시 00분


‘하이 니켈’ 비해 가격 싸고 안전
3사, 파우치형-각형 등 공급 준비
보급형 시장서 中 LFP와 경쟁 전망
“주행거리 강점 키워 대응해야”

지난해 9월 독일 하노버에서 개최된 ‘IAA트랜스포메이션 2024’에 전시된 LG에너지솔루션의 파우치형 고전압 미드니켈 제품 모습. LG에너지솔루션 제공
지난해 9월 독일 하노버에서 개최된 ‘IAA트랜스포메이션 2024’에 전시된 LG에너지솔루션의 파우치형 고전압 미드니켈 제품 모습.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고전압 미드 니켈 배터리’를 내세워 중저가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선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로 중저가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자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3사는 고전압 미드 니켈 배터리 제품을 개발해 최근 고객사 유치에 나서고 있다. SK온은 지난주 막을 내린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에서 파우치형 미드 니켈 배터리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하반기(7∼12월) 고전압 미드 니켈 배터리의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SDI도 인터배터리에서 유일하게 각형 미드 니켈 배터리를 전시하며 제품 공급 준비가 됐음을 알렸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현재 각 사별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고전압 미드 니켈 배터리 공급을 놓고 의견을 주고받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고전압 미드 니켈 배터리는 NCM(니켈·코발트·망간)을 양극재로 사용하는 배터리 중 니켈 함량이 40∼70% 수준인 제품을 의미한다. 니켈 함량이 80∼90%에 달하는 ‘하이 니켈 배터리’와 비교할 때 가격이 10% 가량 싸고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양극재 소재 가운데 상대적으로 값이 비싸고 고온에서 쉽게 열을 발생시키는 니켈이 덜 들어갔기 때문이다.

낮은 니켈 함량에 따라 전기차 출력이 줄어드는 단점도 고전압 기술로 극복했다. 배터리 설계나 화학적 배합 등을 손봐 적은 니켈 함량에도 고전압 출력이 나오도록 했다.

고전압 미드 니켈 배터리는 보급형 전기차 시장에서 LFP 배터리와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배터리 모두 1회 충전당 주행거리는 하이 니켈 배터리에 비해 떨어지지만, 가격이 싸고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중에서 시장에 먼저 치고 나온 LFP 배터리의 경우에는 2021년 전체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이 22%였는데 지난해 36%로 성장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LFP 배터리의 점유율이 2028년 40%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도 부랴부랴 LFP 배터리 개발에 나섰지만 아직 후발 주자인 상황이다.

NCM 배터리에 강점을 지닌 국내 배터리 3사는 미드 니켈 배터리를 앞세워 중저가 전기차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 업계는 내년부터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점차 해소될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 이때 폭발적으로 늘어날 중저가 전기차 시장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EV볼륨스에 따르면 2030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중저가(66%) 및 저가(15%) 전기차가 전체의 81%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LFP의 아성을 넘기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하이 니켈 배터리에 대비해 20%가량 더 저렴한 LFP와 비교하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이 지적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LFP 배터리가 중국·유럽 완성차 업체들을 파고들어 시장을 선점했다”며 “고전압 미드 니켈 배터리는 주행거리 강점을 키워 경쟁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배터리#고전압 미드 니켈 배터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