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13만대… 한 계단 하락
中-美-日-印 4년 연속 ‘톱4’
“트럼프發 관세에 회복 난항 예상
세제 혜택 등 정부 정책 지원 필요”
지난해 한국의 글로벌 자동차 생산 순위가 7위로 전년 대비 한 계단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올해도 한국 자동차 생산량 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10일 발표한 ‘2024년 세계 자동차 생산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자동차 생산은 전년 대비 0.5% 감소한 9395만 대로 집계됐다.
세계 자동차 생산량이 감소세로 전환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생산량이 15.4% 급감했던 2020년 이후 처음이다. 도요타, 혼다 등의 품질 인증 부정 문제로 일본의 생산량이 8.5% 줄며 전체 감소 폭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태국(―20.0%), 한국(―2.7%), 스페인(―3.0%) 등도 생산이 줄었다.
국가별로는 중국, 미국, 일본, 인도가 4년 연속 상위 4개국 자리를 유지했다. 이들 4개국의 생산은 글로벌 전체 자동차 생산의 59.7%를 차지했다. 독일, 멕시코, 한국이 그 뒤를 이었다.
중국은 정부 주도의 내수 진작책과 수출 장려 정책에 힘입어 전년보다 3.7% 증가한 3128만 대를 생산해 16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미국은 내수 판매가 늘었지만 제조업체들이 재고 관리에 집중하며 0.7% 감소한 1056만 대를 생산했다.
한국의 자동차 생산은 전년 대비 2.7% 감소한 413만 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수출은 278만 대로 0.6% 증가했지만 내수 판매가 163만 대로 6.5% 감소해 전체 생산 규모가 줄었다. 이에 따라 2023년 글로벌 6위였던 글로벌 생산 순위도 420만 3000대를 생산한 멕시코에 밀려 7위로 1계단 하락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자동차 산업이 내수 규모 한계와 글로벌 경쟁 심화 등 대내외 도전 과제에 직면해 산업 기반이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자동차 업체의 세계 시장 지배력 강화와 미국의 수입 자동차 관세 부과 가능성이 수출 감소로 이어질 것이란 해석이다. 특히 미국의 고관세 정책에 따라 완성차 업체를 포함한 국내 제조 기업들이 해외 생산과 투자 확대를 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AMA 관계자는 “미래차 생산 및 설비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확대, 친환경차 보급 확대를 위한 내수 진작과 더불어 국내 생산을 촉진·지원하는 ‘국내생산촉진세제’(가칭) 도입 등 정부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종호 기자 hjh@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