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적 가치 딥테크 스타트업 ‘全주기 창업 프로세스’로 키운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19일 03시 00분


고려대 크림슨창업지원단 ‘괄목’
초기 창업 패키지 등을 중심으로… 발굴-육성-세계 진출까지 원스톱
124개 업체 매출 640억-투자 270억
CES 2025서 교내 창업기업 소개… 3개 업체 혁신賞, 해외 교두보 마련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CES 2025’현장에서 김동원 총장, 박명식 상임이사, 유혁 연구부총장, 이병천 크림슨창업지원단 단장(앞줄 왼쪽에서 일곱 번째부터)을 비롯한 고려대 인사들이 고려대 단독관 개관을 축하하고 있다. 고려대 제공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CES 2025’현장에서 김동원 총장, 박명식 상임이사, 유혁 연구부총장, 이병천 크림슨창업지원단 단장(앞줄 왼쪽에서 일곱 번째부터)을 비롯한 고려대 인사들이 고려대 단독관 개관을 축하하고 있다. 고려대 제공
딥테크(DeepTech)는 과학적 발견이나 공학적 발전을 토대로 사회에 결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인공지능(AI), 양자기술, 합성생물학, 블록체인, 드론이나 로봇같이 고도의 기술이 집약돼 상용화까지 긴 시간과 많은 자금이 소요된다.

딥테크를 활용해 기후변화, 식량안보, 희귀병 같은 인류가 처한 중대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업체를 딥테크 기업이라고 한다. 확실한 성공 보장은 없고 제품을 만들었어도 투자수익률(ROI)을 높이기 쉽지 않다. 하지만 사회경제적으로 천문학적 가치가 있는 기술이어서 세계 주요국은 국가 차원에서 딥테크 발전에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는 추세다.

한국 정부도 최근 주요 딥테크를 선정해 관련 기업이나 대학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대학은 학내 스타트업 창업 생태계에 더해 딥테크 스타트업 육성에 관심을 보인다. 특히 고려대는 크림슨창업지원단 주도로 딥테크 스타트업 발굴과 활성화, 그리고 세계 진출에 힘을 쏟고 있다.

● 전주기 창업 지원 프로세스로 스타트업 육성

뉴로엑스티(대표 성준경)는 자기공명영상(MRI) 영상을 분석해 특정 개인의 알츠하이머 치료에 적합한지, 적합하다면 어떤 과정으로 치료할지 등을 제안하는 창업기업이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치매 치료를 좀 더 정밀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 뉴로엑스티는 세계 의료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국내 150개 병원은 마이허브(대표 양혁)의 AI 의료정보 통합 플랫폼 ‘마이링크’의 20여만 명 환자 데이터를 활용한다. 마이허브는 의료기기 품질경영인증 ISO 13485를 취득했다.

세컨드팀(대표 최재웅)은 AI를 활용해 선별한 해외 개발자를 기업에 연결시키는 ‘슈퍼코더’를 운영한다. 세계 115개국 개발자 약 11만 명을 발굴했다. 슈퍼코더는 서비스 지역 및 채용 직무를 다양화하고 있다. 일렉트로워터(대표 허현철)는 친환경 전기 이온 흡착 수처리(水處理) 기술을 완성해 세계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시장을 공략할 준비를 마쳤다.

이 딥테크 스타트업들의 공통점은 고려대 크림슨창업지원단(옛 창업보육센터)의 연구 기반 창업과 특허 출원 프로그램, 초기 창업 패키지 지원을 받으며 성장했다는 것.

크림슨창업지원단은 창업보육센터를 2018년 연구부총장 직속으로 확대 개편해 교내 스타트업 창업과 육성은 물론이고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진력하고 있다.

2019년부터 펼치는 크림슨창업지원단의 초기 창업 패키지를 통한 딥테크 스타트업 발굴 과정은 주목할 만하다. 중소벤처기업부 창업 지원 사업인 초기 창업 패키지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나 기술을 보유한 창업 3년 이내 스타트업을 돕는 제도다. 사업 모델 고도화, 시장 진입, 투자, 기술 실증 등을 지원하고 제품 개발과 제작, 홍보 마케팅 자금도 제공한다.

이 지원을 받은 124개 스타트업은 2023년 현재 누적 매출 약 640억 원, 고용 창출 612명, 누적 투자 약 270억 원을 기록했다. 그 결과 2023년 크림슨창업지원단은 2년 연속으로 초기 창업 패키지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초기 창업 패키지는 유망한 딥테크 스타트업 발굴을 위한 ‘실험실 특화형 창업 선도대학 사업’ ‘공공기술 기반 시장 연계 창업 탐색 지원사업’ ‘브릿지(Bridge) 3.0 사업’과 함께 크림슨창업지원단의 ‘전(全)주기 창업 지원 프로세스’를 이룬다. 이렇게 찾아낸 스타트업을 기술지주회사 직접 투자나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장래가 밝은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TIPS 프로그램과 이어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한다.

기술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크림슨창업지원단은 산업용 기능을 갖춘 SLS(선택적 레이저 소결·燒結) 3D 프린터 같은 전문 장비를 갖춘 엑스 개러지(X-GARAGE)를 제공하고 있다. 이곳에서 예비 스타트업은 설계 검증 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시제품 제작 및 설계 교육도 받을 수 있으며 제품 소량 생산까지 할 수 있다.

● 글로벌 시장 앞으로!

딥테크 스타트업이 꾸준하게 성장하려면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해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급선무다. 크림슨창업지원단은 미국 벤처캐피털 아델파이벤처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 스타트업 기관과의 교류를 넓히고 있다.

창업기업이 사업화 자금과 투자 유치를 위한 전략을 마련하도록 고려대 기술지주회사를 중심으로 외부 투자 기관과 연결시키는 KU 라이즈업 배치(Rise Up Batch)와 KU 데모데이(Demoday)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해외 유통 플랫폼 입점을 지원해 판로 개척을 돕는 KU 세일즈업 마켓 인투(SALES UP Market into) 프로그램, 마케팅 역량과 성장 전략을 배가시키는 KU 네트워크 콘퍼런스(Network Conference)도 운영한다. KU 글로벌 배치 프로그램(Global BATCH Program)은 영문 IR(투자자 대상 기업 홍보)부터 해외 투자 유치까지 지원한다.

해외시장 진출 지원에 힘입어 플트리스(대표 이대헌)는 우주정거장을 연상케 하는 스마트 식물 무드등(燈) ‘윙크트리’를 37개국에 수출했다. 일회용 컵 자동 세척 및 압축 건조 솔루션인 나와(대표 서영호)의 ‘컵끼리’는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 진출했다.

‘CES 2025’의 고려대 단독관 모습.
‘CES 2025’의 고려대 단독관 모습.
고려대는 CES 2025에 단독관을 세워 교내 딥테크 스타트업을 소개했다. 양자통신 신호 발생기 ‘QSIMunit-SC’를 선보인 큐심플러스(대표 노광석), 디지털 웨어러블 운동 도우미 ‘MoveFreeKer’를 개발한 컴플렉시온(대표 박치호), AI 복합 보안 인증장치 ‘LESA Pass’를 내놓은 테라마임(대표 박재준)은 CES 혁신상을 받았다.

또 KU 글로벌 스타트업 콘퍼런스를 열어 해외 투자자를 초청해 세계 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했다. 크림슨창업지원단은 “교내 스타트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하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해 글로벌 창업 허브로 자리 잡겠다”고 말했다.

#딥테크#스타트업#고려대#크림슨창업지원단#괄목#CES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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