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어디든 왕복 4시간”… 초음속 여객기 기대감 솔솔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11일 03시 00분


美 스타트업, ‘XB-1’ 시험비행 성공
시속 1377km, 2029년 상용화 계획
비용-안전 ‘콩코드 한계’ 극복이 과제
CEO “100달러로 비행하는게 목표”
韓, 전투기 위주 개발… 독자 엔진 과제

미국 항공 스타트업 ‘붐 슈퍼소닉’이 만든 초음속 여객기 시제품 ‘XB-1’. XB-1은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 모하비 항공우주공항에서 초음속 비행에 성공했다. 붐 슈퍼소닉 홈페이지 캡처
미국 항공 스타트업 ‘붐 슈퍼소닉’이 초음속 여객기 개발에 성공하면서 20년 만에 다시 초음속 항공기 시대가 열릴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비용과 안전 문제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 ‘콩코드’의 전례를 따를지에도 항공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국내에서도 전투기 위주의 초음속 비행 기술 연구가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독자 엔진 개발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10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붐 슈퍼소닉의 초음속 시제기 ‘XB-1’이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 모하비 항공우주공항에서 소리보다 빠른 초음속 비행에 성공했다. XB-1은 이륙한 지 11분 30초 만에 1만668m 상공에서 마하 1.122(시속 1377km)에 도달했다. 민간 기업이 독자 개발한 항공기가 초음속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붐 슈퍼소닉은 이번 시험 비행 데이터를 토대로 실제 초음속 여객기로 쓰일 ‘오버추어’ 기종 고도화에 나설 계획이다.

붐 슈퍼소닉은 초음속 여객기를 2029년 상용화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과거 콩코드가 직면했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해결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영국과 프랑스 정부가 합작으로 개발한 콩코드 여객기는 1976년 운항을 시작했으나 안전과 비용 문제 등으로 2003년 마지막 비행을 끝으로 운항을 종료했다.

콩코드 탑승권 가격은 약 1만2000달러(약 1741만 원)로 일반 1등석 항공권 가격의 3, 4배에 달했다. 초음속 비행에서 발생하는 폭발음을 의미하는 ‘소닉붐’이 천둥 수준인 105dB(데시벨)에 달했다. 연료를 많이 사용해 유지 비용이 높았고 운영사는 만년 적자를 기록했다. 부유층 사이에서 자가용 비행기가 인기를 끌며 수요가 줄어든 것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2000년에는 프랑스에서 113명이 사망하는 대형 인명 사고가 나 결국 시장 퇴출 수순을 밟았다.

붐 슈퍼소닉은 콩코드의 실패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친환경 연료를 사용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과 협력해 소닉붐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항공권 가격도 이전보다 저렴해질 것으로 보인다. 블레이크 숄 붐 슈퍼소닉 최고경영자(CEO)는 과거 CNN 인터뷰에서 “향후 10년 내에 전 세계 어디든 왕복 4시간 이내에 이동하고 100달러만 내면 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붐 슈퍼소닉 이외에 여러 기업이 초음속 항공기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방산기업 록히드마틴은 나사와 협력해 소닉붐을 75dB 수준까지 낮춘 ‘X-59 퀘스트’를 개발했다. 미국 항공 스타트업 스파이크 에어로스페이스는 고급 초음속 여행 실현을 목표로 탑승 정원 18명 수준의 소규모 초음속 여객기 ‘스파이크 S-512’ 개발에 나섰다.

국내 항공 업계도 전투기 위주로 초음속 비행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경공격기 FA-50과 4.5세대 전투기 KF-21이 대표적이다. 다만 핵심 기술인 엔진은 여전히 해외 제품을 쓰고 있어 독자 엔진 개발이 첫 과제로 꼽힌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항공기의 심장과도 같은 엔진 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일”이라며 “주변국에 뒤처지지 않도록 정부의 지원 육성 아래 기업의 기술 개발 노력이 집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투기#NASA#XB-1#붐 슈퍼소닉#항공 기술#캘리포니아 모하비 항공우주공항#X-59 퀘스트#친환경 연료#항공 업계#콩코드#초음속 여객기#독자 엔진 개발#소닉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