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일 접속 폭주에 ‘먹통’… 업비트-빗썸, 투자자에 35억 배상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23일 03시 00분


코인 폭락에 접속자 10배이상 몰려
가상자산 출금-원화입금 취소 장애도
720건 역대 최대 금액 배상하기로
금감원, 서버 증설-민원 대응 점검

12·3 비상계엄 사태 당일 접속량이 폭증하며 ‘먹통’이 됐던 업비트, 빗썸 등 가상자산거래소가 투자자들에게 전산장애 관련 역대 최대 배상 금액인 약 35억 원을 배상하게 됐다. 금융당국은 거래소들의 서버 증설 등 개선계획 이행과 민원 대응을 살펴보기 위해 현장 점검에도 나섰다.

22일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가상자산거래소 5곳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업비트는 계엄일 전산장애 관련 596건에 31억4459만8156원을, 빗썸은 124건에 3억7753만3687원을 배상하기로 했다. 업비트와 빗썸은 해당 거래소에 민원을 신고한 투자자와 배상 협의를 마무리 중인 단계로 협의가 완료되면 배상액은 소폭 늘어날 수 있다. 코인원 측은 고객들의 피해 내역을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밤사이 비트코인 가격은 1억3000만 원에서 한때 8800만 원까지 급락했다. 이에 각 거래소에 동시 접속자가 늘어나면서 접속과 매매거래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업비트에서는 일부 가상자산 출금과 원화 입금이 취소되는 등의 장애까지 일어났다. 업비트의 평소 동시 접속자 수는 10만 명 수준인데, 비상계엄 이후 동시 접속자 수가 110만 명 이상 몰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빗썸과 코인원에도 각각 50만 명 이상의 접속자가 쏠렸다. 이 탓에 업비트는 99분, 빗썸은 62분, 코인원은 40분 동안 장애가 일어났다.

이번 배상은 가상자산거래소 전산장애와 관련해 역대 최다 인원을 대상으로 한 최대 배상 금액이다. 가상자산거래소 1위 업비트는 앞서 2022년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 당시 접속 장애와 관련해 50건에 1147만1876원을 보상한 바 있고, 빗썸은 2023년에 29명에게 9495만915원을 보상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 당국은 지난해 12월에 이어 이달 20일부터 가상자산거래소 현장점검도 진행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계엄 사태 이후 거래소들이 서버 증설, 클라우드 전환, 비상대응계획(BCP) 개선 등 향후 대책을 보고했는데, 이러한 대책이 잘 이행 중인지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가상자산 시장이 급격히 확대됐지만 거래소들의 인프라나 역량은 거래량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산장애뿐만 아니라 관리 부실 문제도 불거졌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업비트의 고객확인제도(KYC) 위반 등 자금세탁방지 의무 불이행 혐의에 대한 제재와 관련해 21일 제재심의위원회를 개최했다. FIU는 업비트의 자금세탁방지 의무 불이행 혐의 사례를 수십만 건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제재 수위는 제재심의 대심제를 통해 결정된다.

#12·3 비상계엄 사태#빗썸#비상계엄#비트코인#35억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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