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임종훈 단독대표 체제로…송영숙 회장 대표 해임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14일 16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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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진=임종윤 사내이사 측 제공) 2024.04.04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진=임종윤 사내이사 측 제공) 2024.04.04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가 송영숙 회장과 차남 임종훈 사장 공동대표 체제에서 임종훈 사장 단독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가 화합한 지 40여 일 만에 갈등이 재점화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14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그룹 사옥에서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송영숙 회장을 대표이사에서 해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로써 송 회장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고 차남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공동 대표가 단독 대표로 한미사이언스를 이끌게 됐다. 다만 송 회장은 2026년 3월 29일까지 임기인 사내이사직은 유지한다.

한미사이언스는 1월부터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안을 놓고 이를 추진한 송 회장 및 장녀 임주현 부회장 모녀와 이를 반대한 장·차남 임종윤·종훈 형제가 경영권 분쟁으로 내홍을 겪어 왔다.

3월 28일 열린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형제 측이 제안한 이사 선임안이 절반 이상의 찬성으로 통과되며 사실상 형제가 경영권을 장악하게 됐다. 경영권을 가져간 형제 측은 지난달 4일 가족 간 화합을 내세우며 모친과 공동경영 체제로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40여 일 만에 어머니를 대표이사 직에서 해임하면서 갈등이 커지는 모습이다.

이번 결정은 형제 측과 모녀 간 이견이 주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속세 납부를 위한 재원 마련 방안과 한미사이언스 임원 구성에 견해차를 보이며 공동경영에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 오너 일가는 주식담보대출과 상속세 미납분 상환을 위해 약 1조 원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임종훈 대표와 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대표와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50% 이상을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 계열 투자회사 ‘EQT 파트너스’ 등 사모펀드에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너일가의 갈등이 다시 불거지며 지분 매각 협상은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 EQT 파트너스에게 넘기고자 했던 오너 일가 지분에는 모친 송 회장과 장녀 임주현 회장의 지분이 포함돼야 하는데 이번 갈등으로 단일 지분 매각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그룹#오너일가#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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