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낳은 디바 ‘나윤선’… 재즈 한류 30년을 노래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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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 스페셜] 내달 17일 나윤선 ‘Elles’

한국이 낳은 세계적 디바 나윤선이 다음 달 17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데뷔 30주년 기념 콘서트를 연다. 이 무대에서 나윤선은 지난 1월 전 세계에 동시 발매한 새로운 정규 앨범, 12집 ‘엘르(Elles)’의 모든 곡과 자신의 대표곡, 새로운 레퍼토리를 총망라해 펼쳐 보일 예정이다.

티켓 가격은 R석 12만 원, S석 10만 원, A석 8만 원, B석 6만 원이다. 티켓은 롯데콘서트홀과 yes24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매 가능하다.

나윤선은 1994년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의 여주인공 옌볜 처녀 ‘선녀’ 역을 맡으며 무대에 데뷔했다. 최근 폐관해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는 한국 공연 예술계의 성지 ‘학전(블루) 소극장’이 그의 첫 무대였다.

이후 프랑스로 날아가 유럽 최고의 재즈 디바가 되는 입지전적인 성공을 거둔 나윤선이 데뷔 30년을 기념해 특별한 무대를 준비했다. 그가 올 초 발표한 12집 ‘엘르’는 프랑스어로 ‘그녀들’을 의미하는 제목처럼 그의 음악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여성 음악가들을 위한 절절한 헌사다. 니나 시몬, 뷔욕, 그레이스 존스, 그레이스 슬릭(제퍼슨 에어플레인), 쉴라 조던, 에디트 피아프, 로버타 플랙까지 다양한 음악 스타일리스트의 명곡이 빼곡하다. 직접 칼림바를 연주하며 시작하는 첫 곡, 니나 시몬의 ‘Feeling Good’부터 손안의 뮤직박스로 풀어내는 ‘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까지 나윤선은 명작의 면면에 자신만의 색을 칠해 새로운 음악적 초상화의 전시실을 만들어냈다.

앨범 녹음은 조니 미첼, 존 스코필드, 브라이언 블레이드와 함께 연주한 건반의 귀재 피아니스트 존 카우허드와 함께 완성했다. 이번 롯데콘서트홀 무대에서는 유고슬라비아(현 세르비아) 출신 피아니스트 보얀 지와 협연한다. 그는 유고의 록 스타로 출발해 미국, 프랑스를 오가며 앙리 텍시에, 미셸 포르탈, 스콧 콜리 등 최고의 음악가들과 30여 년간 협업했다. 나윤선의 30년은 ‘재즈 한류’의 30년이다. 지하철 1호선에서 출발한 나윤선의 여정은 프랑스의 TGV, 독일의 ICE와 같은 초고속열차를 타고 유럽 각지로 뻗어나갔다. 1995년 프랑스 파리로 떠나 재즈의 기초부터 배웠다. 2001년 현지에서 데뷔해 유럽을 대표하는 재즈보컬이 됐다.

2009년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슈발리에 훈장을 받았고 2010년 7집 ‘Same Girl’로 독일 최고 권위의 에코 재즈 어워즈에서 해외 부문 ‘올해의 여가수’로 선정됐다. 유럽 최고의 재즈 디바로 이름을 떨치며 연간 100회에 가까운 해외 무대를 소화했다. 스위스 몽트뢰, 캐나다 몬트리올 등 세계 정상급 재즈 페스티벌 무대에 올랐다.

2017년과 2022년 유네스코 지정 ‘국제 재즈의 날’ 행사에서는 허비 행콕을 비롯한 세계 재즈 올스타와 함께 무대를 장식했다. 2019년에는 프랑스에서 예술가가 누릴 수 있는 최고 영예인 문화예술공로훈장 오피시에장을 수훈했다.

1년의 절반 이상을 해외 일정으로 보내는 나윤선은 새 앨범을 내도 유럽이나 미국으로 먼저 향해야 할 때가 많았다. 월드 투어를 마친 연말에야 고국의 무대를 찾아 팬들을 만나야 하는 야속한 일정이었다. 그러나 12집 엘르를 위해 나윤선은 이례적으로 유럽 투어를 마친 뒤 3월에 한국에서 사실상 첫 음반 발매 기념 공연을 갖게 됐다. 데뷔 30주년의 의미까지 겹친 이번 공연에서 나윤선은 늘 그렇듯 오직 음악으로 감동과 전율을 선사할 준비가 돼 있다.


윤희선 기자 sunny03@donga.com
#da 스페셜#da#나윤선#el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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