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지수 이어 종목형 ELS도 원금 손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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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연계 ELS 60% 손실
네이버-카카오 상품도 피해 클듯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의 원금 손실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가운데 손실이 종목형 ELS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2021년 당시 주가가 현재의 두 배가 넘었던 LG화학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올해 처음으로 종목형 ELS에서 60%에 가까운 손실이 발생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현대차를 기초자산으로 한 미래에셋증권의 ‘미래에셋대우 29492회 ELS’는 58.17%의 손실이 확정된 채 투자자들에게 상환됐다. 앞서 지난달 22일 만기를 맞은 LG화학·현대차 기초의 ‘미래에셋대우 29466회 ELS’도 57.74%의 손실을 냈다. 두 ELS의 발행 금액은 각각 5억500만 원, 7억 원 상당이다. 해당 ELS에 투자했다면 원금의 절반도 돌려받지 못한 셈이다.

LG화학 연계 ELS 상품들이 발행됐던 2021년 1∼2월 LG화학의 주가는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었다. 2021년 연초부터 급상승한 주가는 그해 2월 5일 102만800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그해 하반기(7∼12월)부터 주가는 떨어지기 시작해 2022년에는 50만 원 선, 지난해에는 40만 원 선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6일 LG화학은 전날보다 0.96% 하락한 46만2500원에 마감했다. 통상 3년 만기로 발행되는 ELS는 최초 발행 시점부터 6개월이 지날 때마다 조기 상환 평가를 진행하는데, LG화학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 가면서 조기 상환 기준 가격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종목형 ELS 손실 규모는 향후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3년 새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를 기초자산으로 둔 ELS는 2021년에만 3000억 원 넘게 팔렸다.

당시 판매된 네이버 연계 ELS 126개 중 89개가 올해 만기를 맞는다. 발행 금액으로는 약 2448억 원에 달한다. 30만 원대 후반과 40만 원대 중반 사이에서 오르내린 네이버 주가는 2021년 7월 26일 고가 기준 최고 46만500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네이버는 6일 종가 기준 20만5500원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카카오 주가 역시 최고 17만 원대에서 5만 원대로 폭락했다. 2021년 발행된 카카오 기초 ELS는 약 804억 원 상당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결국 국내 기술주들의 성장 부진으로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개별 종목을 기초로 한 ELS의 투자 손실마저 불가피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홍콩#els#h지수#원금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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