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요즘 뜨는 사무실 특징?… 몰입, 커뮤니티, 친환경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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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별로 몰입도 높인 공간 배치
사회적 교류 늘리는 커뮤니티 오피스
환경보호 가치 실천 인테리어 인기
직원 의견 반영해 조직문화 개선 기대

최근 구성원들이 서로 교류하면서 연대감을 쌓을 수 있는 사무실 공간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의 퍼시스 커뮤니티 오피스의 모습. 퍼시스 제공
최근 구성원들이 서로 교류하면서 연대감을 쌓을 수 있는 사무실 공간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의 퍼시스 커뮤니티 오피스의 모습. 퍼시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잦아들고 엔데믹 체제로 전환한 이후 기업들의 사무실 환경 개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직원들이 팬데믹 기간 재택근무를 하면서 스스로 업무 환경을 설계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은 사무실 환경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우수한 인재들의 근무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기업은 사무실 내에서의 ‘직원 경험’을 세심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사무실 환경은 어떻게 변화해 나갈까? DBR(동아비즈니스리뷰) 2023년 12월 1호(382호)에 실린 사무환경 전문 기업 퍼시스의 사무실 환경 혁신 사례를 요약해 소개한다.

● 오피스 환경의 최신 트렌드

최근 개인의 집중력 저하가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면서 업무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사무 환경 설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같은 사무실 공간이더라도 감각적 자극 요소를 의도적으로 다르게 배치하면 다양한 몰입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예컨대 퍼시스는 몰입의 단계를 4단계로 구분해 현대트랜시스의 동탄 시트연구소 3층 사무실 환경을 재구성했다. 업무의 ‘느슨함과 철저함’, ‘혼자와 함께’ 등 2개 축을 기준으로 몰입의 단계를 4개로 나누고 주 출입구에서 시작하는 사용자 동선에 맞춰 몰입의 단계가 조금씩 높아지도록 구성했다. 가장 몰입도가 낮은 1단계인 메인 출입구 앞 커뮤니티 라운지는 노출 천장에 역동적인 유선형 조명 디자인을 적용해 활기차고 역동적인 공간을 표현한 반면, 가장 몰입의 단계가 높은 4단계 공간은 스크린 파티션으로 둘러싸인 업무 공간을 제공하면서 다른 공간보다 천장고도 낮춰 집중에 유리한 공간감을 만들었다.

한편 구성원에게 소속감과 정체성을 부여할 수 있는 사회적 교류의 공간도 인기를 끌고 있다. 퍼시스의 2023년 오피스 공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사람들이 모이고, 일하고, 이야기하고, 교류하는 ‘소셜 공간(Social Space)’은 전체 오피스의 55%에서 발견될 정도로 보편화됐다. 앞으로 기업은 구성원을 긍정하고 포용하는 커뮤니티, 구성원의 성장을 도우며 함께 성장하는 커뮤니티의 형태로 진화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 여의도 퍼시스 커뮤니티 오피스는 사무실이 함께 모여 일하고 소통하는 커뮤니티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트렌드를 반영해 퍼시스가 구축한 체험형 공간이다. 전체 면적의 80% 이상을 다양한 형태의 협업 공간으로 구성해 구성원들의 연대를 도모하고 있다. 실제 방문자 중 팀 단위 예약 건이 63%를 차지할 정도로 유연한 팀 활동과 협업을 위한 공간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마지막으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친환경적인 사무 환경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 이를 위해 사무실 건물에 대해 친환경 인증을 받거나 인테리어에 탄소 저감 제품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무실을 운영할 때도 일상에서 직원들이 친환경 가치를 실천할 수 있도록 직원 경험을 설계할 수 있다. 예컨대 네이버 제2 사옥 ‘네이버 1784’의 경우 조직 구성원들이 재활용에 참여할 경우 크레디트를 받고 이를 사내 카페에서 포인트처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이처럼 조직 구성원의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실천하게 되는 것들이 지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경험을 제공할 때 친환경 오피스에 대한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아질 것이다.

● 구성원의 적극적 참여가 필수


최근 사무실 환경 개선 프로젝트는 단순히 물리적 환경을 바꾸는 것을 넘어서 기술적 환경과 문화적 환경을 총체적으로 고민해 사용자 경험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달라진 물리적 환경을 온전히 활용하려면 일하는 방식과 구성원의 행동도 함께 변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퍼시스가 사무 환경 컨설팅을 통해 공간을 제안할 뿐 아니라 변화 관리의 방향까지 조언하는 이유다.

2023년에 진행한 광동제약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광동제약은 과천 신사옥 이전을 앞두고 자율적으로 일하는 스마트오피스 도입을 원했다. 이에 퍼시스는 프로젝트 초반에 광동제약만의 스마트워크가 무엇인지를 먼저 정의하고 이에 기반해 사무 환경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공간 예약 시스템이나 일하는 방식의 변화 관리를 위한 체크리스트 등 광동제약만을 위한 맞춤형 스마트오피스 구축 가이드를 작성해 전달했다.

사무환경 프로젝트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프로젝트 진행 단계에서부터 구성원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켜야 한다. 2020년 금속 가공 공구 제조업체 와이지-원은 퍼시스와 함께 신사옥 이전을 준비하면서 기업 문화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했다. 임직원 세미나, C레벨 인터뷰, 구성원 설문조사에 더해 두 차례에 걸친 TF 워크숍을 통해 사무실에 필요한 아이디어와 개선점을 모으고 조직 문화와 일하는 문화를 반영한 콘셉트를 도출했다. 전 과정에서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결과 와이지-원은 입주 후 진행한 거주 후 평가에서 논의 과정에 직접적으로 참여한 직원의 만족도가 그렇지 않은 직원보다 뚜렷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은 입주 이후에도 직원 목소리를 꾸준히 반영해야 한다. 그동안 사무환경 개선 프로젝트는 준비, 설계하고 실행한 후 입주와 함께 종료됐다. 하지만 직원 경험이 시작되는 더 중요한 시기는 바로 입주 다음부터다. 이때의 구성원 의견을 단순 불편 사항으로 치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오피스를 계속해서 유지, 관리, 개선해 나가야 프로젝트의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다정 퍼시스 수석연구원 dajung_lee@fursys.com
정리=배미정 기자 soya1116@donga.com
#사무실#직원 경험#dbr#퍼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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