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38개 계열사 임원 인사
김교현 부회장 등 60대 8명 퇴임
40대 CEO 3명 발탁… 평균 5세 낮춰
“세대교체 통해 위기 극복” 의지 반영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37)가 전무로 승진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을 맡아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한다. 또 롯데 14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되며 1970년대생이 대거 배치되는 등 세대교체가 가속화됐다. 롯데그룹은 6일 주요 계열사 38개사의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24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날 이사회에 오른 계열사 38곳 중 14곳의 대표가 바뀐 만큼 롯데의 변화 의지가 그만큼 절박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롯데는 이번 인사로 사장급 평균 연령이 62세에서 57세로 낮아졌고, 40대 임원 비율은 역대 최고 수준인 16.6%가 됐다고 설명했다.
우선 롯데지주에 바이오, 헬스케어, 모빌리티 등 신사업을 이끌 미래성장실을 신설하고 신유열 전무를 승진 발령했다. 그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전략실장을 겸한다. 2020년 5월 일본 롯데에 부장으로 입사한 그는 지난해 상무로 승진한 데 이어 1년 만에 전무로 올랐다. 신 전무는 그동안 롯데케미칼 상무, 일본 롯데 투자계열사 대표를 맡으며 경영 수업을 받아 왔다. 이번 인사로 롯데의 3세 경영 승계 작업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신성장 산업에서 실적을 쌓고 나면 그룹 핵심인 유통 부문에서 요직을 맡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 회장은 9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개장식에서 신 전무에 대해 “앞으로 (유통에서 활동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임원진 세대교체도 이뤄졌다. 롯데 화학군(HQ) 총괄대표 김교현 부회장 등 60대 대표이사 8명이 용퇴했다.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과 신 회장의 비서를 거친 류제돈 롯데물산 대표(63)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화학군 신임 총괄 대표는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 이훈기 사장(56)이 맡는다. 그는 신 전무의 경영 수업에 관여한 핵심 인사로 실적 악화에 빠진 롯데케미칼 등 화학 계열사의 구원투수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군 핵심 인사인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60),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58),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53)는 유임됐다. 특히 롯데백화점 정 대표는 사장으로 승진했다. 롯데쇼핑이 내수 부진 등으로 실적 악화를 겪고 있지만 외부 인사들이 추구하는 혁신을 이어가는 등 안정을 꾀한 인사로 풀이된다. 식품군 총괄대표 이영구 사장(61)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아울러 롯데물산 대표에 장재훈 존스랑라살코리아 대표를, 롯데e커머스 대표에 박익진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 글로벌 오퍼레이션그룹 총괄헤드를, 롯데AMC 대표에 김소연 HL리츠운용 대표를 앉히는 등 외부 인사도 잇달아 영입했다. 또 40대 CEO인 롯데헬스케어 우웅조 상무(49) 등을 선임하는 등 40대 대표를 3명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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