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인공지능 날개 달고 글로벌 의료-헬스케어 시장 도약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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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서 실시간으로 음성 분석… 고객 감정 파악해 상담원 보호
키-체중 변동 등 정보 토대로… 건강 식품 추천하는 솔루션도
스페인서 열린 엑스포 참석해… 대만-인도네시아와 수출 계약

광주 의료·헬스케어 산업 AI 융합기술 개발 기업들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23 스마트시티 엑스포’에 참여했다.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제공
광주 의료·헬스케어 산업 AI 융합기술 개발 기업들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23 스마트시티 엑스포’에 참여했다.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제공
광주시와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컨소시엄은 지난해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AI 융합 지역특화산업 지원’ 의료·헬스케어 분야에 선정됐다. 여러 인공지능(AI) 융합 기술 가운데 ‘처리지능화’는 티맥스인공지능개발센터(티맥스)와 인디제이가, ‘진단지능화’는 인비즈가 개발에 나섰다. 올해로 해당 사업은 2차 연도를 맞았다. 광주 지역에서 AI 융합 지역특화산업 지원에 나선 기업들의 현황을 살펴봤다.

● AI로 안 들리는 상담 내용도 척척

인디제이 담당자(오른쪽)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23 스마트시티 엑스포’에서 바이어에게 자사 솔루션을 설명하고
 있다. 인디제이 제공
인디제이 담당자(오른쪽)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23 스마트시티 엑스포’에서 바이어에게 자사 솔루션을 설명하고 있다. 인디제이 제공
광주 지역의 AI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공급 업체인 AI유나이티드(대표 안성민)는 고객사인 콜센터들로부터 상담하는 고객의 음성을 명확하게 전해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느냐는 하소연을 자주 들었다. 소음이 많아 고객 상담이 잘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AI유나이티드는 티맥스(대표 박명애)에게 이를 문의했고, 티맥스는 해법을 내놨다.

티맥스는 AI 기반 음성 품질 향상 솔루션을 내놨다. 이 솔루션은 AI가 다양한 종류의 소음 데이터와 음성 데이터를 사전에 학습한다. 또 단순히 녹음 음성을 분석하는 기존 시스템과 달리 사용자 음성이 시스템에 도달하기 전에 미리 AI 기술이 적용돼 기존보다 음성 인식 정확성이 높다. 그 결과 AI 기술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입력된 음성 데이터의 소음을 없애고 깨끗한 음성과 텍스트로 변환된 문자를 전달하게 된다.

또 티맥스가 내놓은 AI 솔루션은 음성 상담 내역과 기록을 파일 형식에 관계없이 자동 저장해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티맥스 측은 해당 솔루션이 병원이나 콜센터뿐만 아니라 음성서비스 산업 전반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AI로 콜센터 근로자 근무환경 개선

AI유나이티드에 접수된 콜센터들의 불만 사항이 또 있었다. 고객의 잦은 폭언과 고성에 노출되는 콜센터 근로자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할 방법이 없느냐는 요구였다.

콜센터 종사자들은 유선으로 분노한 고객들과 접촉하는 경우가 잦다. 그럴 때 받는 스트레스로 피로가 늘고 생산성이 떨어진다. 이직도 잦아 콜센터 운영사는 구인 부서를 별도로 두는 경우가 많다. 근무환경 개선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

AI 스타트업 인디제이(대표 정우주)가 AI유나이티드에 이와 관련된 솔루션을 내놨다. 전화 상담을 할 때 AI가 실시간으로 음성 데이터를 분석한다. 음의 높이와 강도, 발화 속도 등을 분석해 고객의 분노 감정을 단계별로 상담사에게 실시간으로 고지한다. 또 상담 중 노출된 분노 감정 고객에 대한 통계를 종합 분석해 스트레스가 가중될 위험이 있는 상담원을 모니터링하고 회사에서 사전에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솔루션을 활용하면 상담사가 받은 스트레스를 관리자가 사전 파악할 수 있어 선제 대처가 가능하다. 인디제이 측은 “이 제품이 보급되면 콜센터 근로자와 텔레마케터 등의 정신건강 보호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디제이는 사용자 감정에 맞게 음악을 추천해주는 ‘AI 텍스트마이닝을 이용한 감정 인식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메가웍스(대표 박기원)의 비대면 정신건강 관리 제품인 ‘스트레스 힐링룸’에 공급됐다. 해당 솔루션은 음성 데이터로만 감정을 인식하는 등 기존 제품의 성능을 개선한 것이다.

인디제이의 솔루션은 AI가 사용자 감정을 6단계로 분석하도록 했다. 이후 사용자의 음성을 텍스트로 바꾼다. 이를 우울증 정보에 따른 중립, 경증, 중증 등 세 단계로 나눈다. 각각의 상태에 맞춰 지침, 우울, 차분, 과잉, 흥분 등 다섯 가지 상태의 다른 음악을 추천해준다. 고객 요구에 맞춰 정확도도 크게 개선됐다.

● AI가 건강 차(茶), 건강식품 추천

인비즈(대표 박성철)는 안면 영상의 감정을 분석해 건강차를 추천해주는 AI 솔루션을 개발해 키오스크 전문업체인 디투리소스(대표 나상민)에 제공했다. 고객이 디투리소스가 운영하는 키오스크에서 차를 주문할 때 미리 설치된 카메라가 고객 표정과 산소 포화도, 스트레스 지수 등의 건강 상태를 영상으로 분석한다. 감정 결과에 따라 고객에게 맞춤형 건강 차를 추천해준다.

인비즈는 해당 AI 솔루션의 감정 분류 및 판단을 기존 4종(기쁨, 당황, 슬픔, 분노)에서 불안, 놀람, 중립 감정을 추가해 7가지로 늘렸다. 얼굴 감지와 혈색 분석 기술을 이용해 심박수를 측정한 후 화면에 표시하면서 감정 분류 정확도가 90%로 높아졌다.

인비즈는 의료·헬스케어 솔루션의 국내 공급과 함께 해외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그 결과 7∼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23 스마트시티엑스포(SCEWC)’에서 인도네시아 현지 에이전시 텔레나신도와 의료영상판독 솔루션 납품 계약을 맺었다. 첫 발주 금액은 5만 달러(약 6450만 원) 규모로 인비즈는 향후 발주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비즈는 또 다른 AI 솔루션을 개발해 허브보리(대표 김현준)에 공급하기도 했다. 건강기능식품 전문업체인 허브보리는 설문조사로 체중 조절 컨설팅을 제공했지만 이것만으로는 정확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더 정밀한 분석법을 찾고 있었다. 인비즈는 허브보리 측의 요구에 맞춰 AI가 고객 정보를 분석한 뒤 건강식품을 추천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구체적으로 고객의 키, 체중 변동과 결핍 영양소, 유전자 변이 등의 정보를 제공받아 개별 고객에게 맞는 건강식품을 알려준다. 인비즈 측은 “앞으로는 필요 단백질 요소 정보를 분석해 고객 맞춤형 영양식품이나 기능식품의 추천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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