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지난 3분기(7~9월) 3조원대의 손실을 냈지만, 적자 터널의 끝이 보이고 있다.
창고에 쌓였던 재고가 줄고, 주문이 늘면서 메모리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HBM(고대역폭메모리)과 DDR5 등 고부가 제품이 수요 회복을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005930)는 3분기 영업이익이 2조433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57% 줄었다고 31일 공시했다. 매출은 12.21% 감소한 67조4047억원이다.
반도체 침체가 이어지면서 DS(Device Solutions)부문은 3조75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16조4400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DS부문의 영업손실은 지난 1, 2분기(각각 4조5800억원·4조3600억원)와 비교하면 지속해서 나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HBM과 DDR5(Double Data Rate 5), LPDDR5x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 판가 상승으로 전분기 대비 적자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업황 저점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며 부품 재고를 확보하기 위한 고객사의 구매 문의가 다수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4분기 적자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고객사 재고 수준이 대체적으로 정상화된 가운데 시장 회복 추세가 가속화하고 있다. 가격 상승이 기대되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고수익 제품인 차량용 판매 비중을 확대하고 생성형 인공지능(AI) 수요 증가에 맞춰 HBM3 양산 판매를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중장기 경쟁력 강화와 첨단공정 비중 확대를 위한 지속적인 인프라 투자로 평택 3기를 초기 가동 중이며 △DDR5 △LPDDR5x △UFS(Universal Flash Storage) 4.0 등 신규 인터페이스 수요 증가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고성능·첨단공정 제품 판매 및 다양한 응용처 신규 수주를 지속 확대해 기술 경쟁력과 시장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수요가 급증한 HBM3와 HBM3E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시스템LSI는 주요 응용처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재고 조정으로 인해 3분기 실적이 다소 부진했다. 다만 4분기 모바일 시장의 수요 회복세 진입으로, 고객사의 신제품 부품 공급이 늘면서 실적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플래그십 제품 판매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모바일 시장 외 사업영역을 넓혀 사업 구조를 견고히 할 방침이다.
파운드리는 라인 가동률 저하 등으로 실적 부진은 지속됐으나, 고성능컴퓨팅(HPC) 중심으로 역대 최대 분기 수주를 달성했다. 주요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를 위한 반도체 수요 증가가 예상되면서 4분기 실적 반등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에는 GAA(Gate-All-Around) 3나노 2세대 공정 양산과 테일러 공장 가동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고성능컴퓨팅 △차량 △소비자 등 다양한 응용처로 수주를 확대하기로 했다.
한편 최근 관심이 확대된 어드밴스드 패키지(Advanced Package) 사업은 국내외 HPC 고객사로부터 로직반도체와 HBM, 2.5D 패키징을 아우르는 턴키(Turnkey) 주문을 포함해 다수의 패키지 사업을 수주했다. 내년 본격적인 양산 및 사업 확대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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