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美상원 로비 기록에 韓기업들 국적 ‘북한’으로 잘못 적혀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0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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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 로비 7건 의뢰인 국적 ‘PRK’로
해당 기업들 “현지 에이전트의 실수”

미국 상원에 기록된 BQY 로비 보고서의 일부. 삼일방직의 국적을 북한(PRK·점선 안)으로 오기(誤記)했다. 사진 출처 미국 상원 의회 홈페이지
미국 상원 로비 기록에 일부 한국 기업들의 국적이 북한으로 오기(誤記)된 채 길게는 5년가량 관리돼 온 것으로 확인됐다. 5일 미국 상원 로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미 상원에 대한 한국 기업의 로비 기록 중 7건에서 ‘의뢰인 국적(Client Country)’이 한국(KOR)이 아닌 북한(PRK)으로 등록돼 있다. 실제 북한 기업의 로비 기록은 찾을 수 없었다.

삼일방직의 미국 자회사 BQY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네 차례에 걸쳐 로비를 진행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BQY는 이 중 두 건의 로비에 10만 달러(약 1억3500만 원)를 썼다고 보고했다. SK하이닉스 아메리카와 현대파워트랜스포머(HD현대일렉트릭의 미국 법인)도 각각 두 차례(2020년, 2022년), 한 차례(2018년) 로비를 한 것으로 나온다. 이 기업들의 개별 로비 보고서를 살펴보면 기업명과 주소는 서울(삼일방직), 경기도(SK하이닉스), 분당구(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현 HD현대일렉트릭) 등으로 제대로 쓰여 있다. 국적만 잘못 표시돼 있는 것이다. 이 기업들은 “현지 에이전트의 실수”라고 해명했다.

로비 활동이 합법인 미국에서는 분기마다 로비 진행 상황을 신고해야 한다. 이 기록은 미국 상원 데이터베이스에 공개된다. 5000달러(약 674만 원) 이상을 쓴 로비의 경우 구체적인 로비 금액도 밝혀야 한다. 한편 한국 기업이 미국 상원에 로비한 기록은 총 216건이다. 가장 큰 금액을 사용한 건은 116만 달러(약 15억6484만 원)를 사용한 2021년 4월 SK하이닉스였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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