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노동, 남녀 모두 38세 정점… 평생 생산액 女가 男의 2.6배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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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무급 가사노동 평가액’ 발표
38세 때 1026만원 최대 ‘흑자’
노년층 손주돌봄 등 가사 늘어
여성은 84세 돼서야 ‘적자’ 전환

자녀 양육 등 가사노동 부담이 가장 큰 연령은 38세로 나타났다. 또 여성의 가사노동 부담이 남성의 3배에 가까운 것으로 분석됐다. 통계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무급 가사노동 평가액의 세대 간 배분 심층분석’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통계청은 새로 개발된 국민시간이전계정(NTTA) 통계를 바탕으로 가사노동의 가치를 연령별, 성별로 분석했다. 가사노동별 소비와 생산의 차이인 생애주기 적자를 산출해 개인의 가사노동 기여를 측정한 것. 예를 들어 자녀, 배우자 등 다른 가족 구성원에게 가사노동을 제공하는 양이 받는 양보다 많으면 흑자이고 반대면 적자다.

분석 결과, 2019년 기준 1인당 생애주기 적자는 가사노동 생산이 없고 소비만 있는 0세에 3638만 원이 발생해 최대였다. 이후 적자가 줄어 26세에 흑자로 돌아선 뒤 자녀 양육 등이 활발한 38세에 최대 흑자(1026만 원)를 기록했다. 남녀 모두 38세에 가사노동 부담이 가장 큰 셈이다. 39세부터는 흑자 폭이 줄어들다 75세에 가사노동 소비가 더 많은 적자로 다시 바뀌었다.

연령대별로는 유년층(0∼14세)에서 131조6000억 원 적자였다. 집안일에 기여하지 못하고 부모로부터 일방적으로 돌봄을 받는 시절이기 때문이다. 노동 연령층인 15∼64세에선 가사노동에서 410조 원을 생산하고 281조9000억 원을 소비해 128조1000억 원 흑자였다. 이 시기에 자녀 양육과 가정관리 등 집안일을 도맡는 데 따른 것이다.

노년층(65세 이상)은 80조9000억 원을 생산하고 77조4000억 원을 소비해 3조5000억 원 흑자였다. 특히 노년층은 가구 내 가사노동이 아닌 다른 가구에 가사노동을 제공한 양이 많았다. 함께 살지 않는 손주를 부모 대신 돌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노년층의 가사노동 참여는 늘고 있다. 노년층의 가사노동 생산 비중은 2014년 13.6%에서 2019년 16.5%로 2.9%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노동 연령층(15∼64세)의 가사노동 생산 비중은 같은 기간 86.4%에서 83.5%로 2.9%포인트 줄었다.

성별로는 여성의 경우 평생 가사노동을 356조 원 생산해 남성(134조9000억 원)의 2.6배로 가사노동에 기여했다. 여성은 25세에 가사노동 생산이 소비를 넘어서기 시작해 84세까지 생산이 소비보다 많은 흑자 상태를 유지했다. 남성은 이보다 늦은 31세에 흑자로 바뀐 뒤 47세에 적자로 전환됐다. 여성의 흑자 기간은 59년으로 남성(16년)의 3.7배였다.

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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