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전세보증금 안전하게 지키려면 [부동산 빨간펜]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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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는 ‘안심전세 앱’서 시세 확인
저렴한 집은 불법-무허가 가능성
‘체납세금 있으면 계약 무효’ 특약도

‘전세사기’ 여파가 전국으로 확산하고 전셋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집주인이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전세 매물을 찾는 예비 세입자들의 입장에서는 “전세 계약 체결하기가 무섭다”는 말이 절로 나올 수 있는 상황입니다. 부동산 빨간펜에도 비슷한 고민을 하는 독자분들의 질문이 많았습니다. 이번 빨간펜에서는 전세 매물을 찾고, 계약하는 과정에서 보증금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Q. 전세 매물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어떤 매물이 안전한지 확신이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 단계는 전셋값과 매매가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빌라는 거래가 자주 발생하지 않는 탓에 현재 시점의 적정 가격을 알아보는 것이 쉽지 않죠. 이때 ‘안심전세 앱(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안심전세 앱은 수도권 연립·다세대주택(빌라)뿐만 아니라 전국의 오피스텔 및 대형 아파트까지 주택 1252만 채의 시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시세 외에도 본인이 찾은 매물의 전셋값이 적정한 수준인지도 알려줍니다. 선순위 권리관계, 근저당, 전세 보증금 등을 추가 입력하면 전세 계약이 안전한지 진단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해당 주택 인근의 평균 전세가율을 근거로 적정 전세 보증금 수준도 제시해 줍니다. 해당 주택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에 가입 가능한지도 알 수 있습니다.”

Q. 계약서를 쓰기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들이 있나요?

“주택 상태도 중요합니다. 집 내부를 꼼꼼히 살피면서 하자는 없는지, 집주인에게 수리를 요청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하죠. 빌라라면 건축물대장을 통해 불법·무허가 주택이 아닌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주변 전세 시세와 비슷한 매물인데 방이 하나 더 있다거나, 같은 면적인데 전셋값이 저렴할 경우에는 특히 더 의심해 봐야 합니다. 불법·무허가 주택인 경우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을 받지 못합니다. 전세 대출은 물론이고 HUG 전세보증보험 가입도 불가능합니다. 등기부등본으로 주택의 선순위 권리관계를 따져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만약 근저당권이 이미 설정된 집이라면 부동산이 경매에 넘어갈 경우 전세금을 변제받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Q. 집주인의 체납 세금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전세 계약 체결 전이라면 안심전세 앱을 통해 집주인에게 ‘카카오톡 알림톡’을 보내 국세, 지방세 체납 여부를 공개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죠. 다만, 집주인이 동의해야 합니다. 요즘에는 계약 당일 집주인의 국세·지방세 완납 증명서를 요구하는 세입자도 많습니다.

계약서를 이미 썼다면, 전국 세무서(국세)와 지방자치단체(지방세)에서 집주인 동의 없이도 집주인의 세금 체납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임대차 계약이 시작되는 날까지 신분증과 계약서 사본을 가지고 방문해야 합니다.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계약서에 특약으로 ‘잔금을 치르기 전 집주인의 체납 세금이 확인될 경우 계약을 무효로 한다’고 명시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Q. 문제없는 매물임을 확인했습니다. 계약 시점에 주의해야 할 점은 없을까요?

“계약 당일에는 집주인의 신분을 확인하고, 대리인이 나왔다면 임대인의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를 가지고 왔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계약서는 ‘주택임대차 표준계약서’로 작성해야 추후 계약 관련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계약 당일 발행된 등기부등본을 재차 확인하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처음 등본을 확인한 시기와 계약서 작성 당일 사이에 해당 주택의 권리관계에 변동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계약서 특약사항에 ‘잔금일까지 등본상 권리관계에 변동이 있을 경우 임차인은 계약을 파기할 수 있고, 임대인은 계약금 전액을 즉시 상환한다’는 내용을 명시하는 것 역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방법입니다.”

Q. 계약 체결 후 입주 시점까지 더 확인해야 할 것은 없나요?

“임대차 계약 신고는 계약을 체결한 당일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법적으로는 계약 후 30일 이내에만 신고하면 문제가 없지만, 확정일자를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rtms.molit.go.kr)이나 관할 주민센터에서 할 수 있습니다.

임대차 계약을 신고하면 확정일자가 자동으로 부여됩니다. 만약 해당 주택이 경매로 넘어갈 경우 확정일자를 기준으로 변제 우선순위가 결정되는 만큼 굉장히 중요한 절차입니다. 전세보증금 잔금을 지급하는 동시에 전입신고도 바로 진행해야 합니다. 전입신고를 해야 보증금을 돌려받을 권리인 ‘대항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까지 가입하면 전세금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절차가 완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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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부동산#전세보증금#역전세난#전세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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