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발효 10년… 농축산물 수입액 100억 달러 넘어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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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 70년]농식품
세계서 여섯번째 최다 수입국
대미 수출액은 215% 증가

지난해 한국이 미국에서 수입한 농축산물이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은 중국, 멕시코, 캐나다, 일본, 유럽연합(EU)에 이어 세계에서 미국산 농축산물을 여섯 번째로 많이 수입했다. 2021년에는 중국, 멕시코, 캐나다, 일본에 이어 5위였다. 특히 소고기 수입이 전체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해 한국은 2년 연속 세계에서 미국산 소고기를 가장 많이 사들인 국가로 집계됐다.

●美 농축산물 수입 100억 달러 넘어

올 2월 미국 농무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미국에서 사들인 농축산물은 총 100억5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2억 달러 늘며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의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은 2013년 59억7000만 달러에서 68.3% 증가했다.

특히 소고기를 많이 사들였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산 소고기를 27억 달러(29만1748t)어치 수입해 2021년에 이어 2년 연속 미국산 소고기를 가장 많이 수입한 나라가 됐다. 지난해 한국이 수입한 양은 전체 미국산 소고기 수출액(116억8000만 달러)의 23.1% 수준이다. 2013년 6억1000만 달러였던 한국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은 10년간 343% 급증했다. 이 밖에 일본(23억2000만 달러), 중국(21억6000만 달러), 멕시코(9억7000만 달러), 캐나다(8억3000만 달러) 등이 작년 미국산 소고기의 5대 수출시장에 올랐다.

한국이 소고기에 이어 미국에서 많이 수입한 농축산물은 돼지고기(6억1000만 달러), 유제품(5억7000만 달러), 옥수수(5억1000만 달러), 밀(4억7000만 달러) 등이었다.

●FTA 10년, 수입액 73.8% 증가

한국이 미국산 농축산물을 대규모로 수입하게 된 배경에는 2012년 3월 15일 발효된 자유무역협정(FTA)이 있다. 한미 FTA는 8차례 협상을 거쳐 농업 부문에서 전체 품목 수의 97.9%를 관세 개방하기로 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한미 FTA 발효 10년, 농식품 교역 변화’ 자료에 따르면 발효 전 5년(2007∼2011년) 평균에 비해 발효 후 10년 차인 2021년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액이 73.8% 늘었다. 발효 전 5년에 비해 2021년 수입액 증가 폭이 두드러진 농축산물은 소고기(557.7%), 버터(961.8), 포도주(568.8%), 커피(417.7%) 등이었다. 같은 기간 대미(對美) 농산물 수출액은 4억 달러에서 12억6000만 달러로 214.7% 증가했다. 특히 김치 수출액은 200만 달러에서 2800만 달러로 14배 급증했다. 이 밖에 감(539.3%), 라면(306.3%), 홍삼정(378.9%) 등의 수출액도 크게 늘었다.

2021년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의 협정관세 활용률은 71.6%였다. 이는 이행 1년 차 대비 26.5%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협정관세 활용률은 FTA 협정에 명시된 관세양허 품목의 교역액 중에서 FTA 관세 인하 혜택을 받은 교역액 비율을 의미한다. 통상 FTA가 상품 교역에 효율적으로 활용되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기준으로 이용된다. 특히 미국산 소고기와 돼지고기는 FTA 발효 6년 차인 2017년부터 줄곧 협정관세 활용률 100%를 유지했다.

FTA 발효 이후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이 크게 늘면서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커졌다. FTA 발효 전 5년 평균 무역수지 적자는 55억4000만 달러 수준이었는데, 10년 차인 2021년엔 90억5000만 달러로 63.6% 증가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한미동맹 70년#농식품#한미 fta 발효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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