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든 1인당 국민소득, 20년 만에 대만에 역전

  • 뉴시스
  • 입력 2023년 3월 7일 10시 31분


코멘트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GNI)이 3만5000 달러를 하회하면서 20년 만에 대만에 역전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은은 가까운 미래에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4만 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2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은 미 달러화 기준으로 전년(3만5373 달러)대비 7.7% 감소한 3만2661 달러로 집계됐다.

1인당 GNI는 지난 2017년 3만1734 달러로 첫 3만 달러를 돌파한 뒤 2018년 3만3564 달러까지 상승했으나 2019년(3만2204 달러), 2020년(3만2038 달러) 2년 연속 하락했다. 2021년(3만5373 달러)에는 3년 만에 상승 전환했다가 지난해 다시 감소했다.

명목 국민소득이 지난해 3.8% 성장한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연평균 2021년 1144원에서 지난해 1292원으로 12.9% 상승하는 등 원화 가치가 큰 폭 하락면서 1인당 국민소득 하락에 영향을 줬다.

최정태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은 “1인당 국민소득이 원화 기준으로 4.3%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원화 가치가 큰 폭하락하면서 달러 기준 1인당 국민소득이 하락 전환했다”며 “경제성장, 물가 상승이 각각 896달러, 437달러 증가하는 데 기여한 반면 환율 상승은 4207달러 감소하는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국외순수취요소소득, 인구 감소도 각각 88달러, 74달러 증가하는데 기여했다.

1인당 국민소득은 한 나라 국민의 평균적 생활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명목 물가를 반영한 성장률인 명목 GDP에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을 더한 명목 GNI를 통계청 추계 인구로 나눠 원·달러 환율을 반영해 산출한다. 달러화로 환산되기 때문에 환율이 상승하면 1인당 GNI는 감소하게 된다.

1인당 국민소득은 원화 기준으로는 4220만3000원으로 1년 전보다 4.3% 늘었다.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GNI가 대만에 역전 당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UN 발표 기준으로 2021년 우리나라의 1인당 GNI는 3만5373 달러로 대만(3만3756달러) 보다 높았으며,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 가운데 7위에 오른 바 있다.

대만 통계청 자체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대만의 지난 1인당 GNI 규모는 달러화 기준 3만3565 달러로 집계돼 같은 기간 우리나라(3만2661달러) 보다 소폭 높게 나타났다. 정확한 수치는 국제 기준이 발표되면 확인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대만에 추월 당했을 경우 2002년 이후 20년 만에 한국을 넘어서게 된다.

최정태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은 “지난해의 경우 대만 환율이 6.8% 상승했지만 우리나라는 12.9% 상승했기 때문으로 환율 요인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UN(국제연합)이나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같은 국제기구에서 산출한 수치는 아니고 자국 통계청에서 낸 수치라 최종 국제비교에서는 차이가 날 수 있다.

한국은행은 국제기구에서 각 국가의 1인당 GNI를 비교할 때 적용하는 환율과 추계 인구 등 기준이 국가마다 다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대만 역전 여부를 정확히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례로 환율을 비교할 때 국제기구 마다, 시장 환율을 쓰기도 하고, 구매력 평가 환율을 쓰기도 한다. 인구 역시 각국 통계청 인구를 그대로 쓰는 경우도 있지만, 불법 이민자 수 등을 감안해 국제기구에서 새롭게 조정한 인구를 사용하기도 한다. WB는 1인당 GNI에 주로 3년 평균 환율을 적용한다.

한은 관계자는 “국가간 비교는 동일한 환율을 적용해야 하고 추계 인구에 따라서도 달라지기 때문에 세계은행이나 OECD 등 국제기구에서 비교한다”며 “숫자가 압도적으로 차이가 나지 않는 상황에서 어떤 환율 지표, 인구 지표를 쓰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현재 발표된 지표도 확정치가 아니라 바뀔 수 있는 만큼 현재로서는 정확한 비교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은은 가까운 미래에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달성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최 부장은 “향후 우리나라가 2% 내외의 성장률을 나타내고 물가 성장률도 2% 내외 수준이 지속되고 환율도 과거 10년 평균인 1145원 수준을 유지한다면 멀지 않은 시기에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달성이 가능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