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의류소비 폭발에 패션업 호실적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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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패션부문 매출 13.2% 증가
신세계인터내셔날 영업익 25.3%↑
따뜻한 11월 날씨에도 리오프닝 효과
고가 패션제품 중심 소비심리 살아나

패션 대기업들이 지난해 역대급 호실적을 보였다. 리오프닝 이후 억눌렸던 의류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다 일부 의류업체가 옷값을 올리면서 일상복, 출퇴근복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특수를 누렸다.

13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매출 2조1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800억 원으로 전년보다 80% 폭증했다.


국내 패션업계에서 매출 2조 원을 돌파한 것은 삼성물산이 처음이다. 아미, 메종키츠네, 르메르, 톰브라운 등 ‘신명품 4총사’를 앞세워 기존 갤럭시 등 남성복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것이 주효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지난해 매출(1조5539억 원)과 영업이익(1153억 원)이 각각 7.1%와 25.3% 증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영업이익 1000억 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렉산더 왕, 사카이, 크롬 하츠 등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인 신명품을 비롯해 JAJU, 스튜디오 톰보이 등 자체 브랜드가 매출을 견인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한섬도 매출 1조5422억 원, 영업이익 1683억 원으로 최고치를 나타냈다. 특히 시스템, 타임, 마인, SJSJ 등 자체 브랜드 비중이 높은 한섬은 해외 패션 비중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스웨덴 디자이너 브랜드 아워레가시를 국내 독점 유통한 데 이어, 올해는 가브리엘라 허스트를 들여오는 등 해외 패션 브랜드 수를 기존 13개에서 2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최근 성장세가 가파른 F&F도 매출(1조8091억 원), 영업이익(5224억 원)이 각각 66.1%와 61.9% 증가했다. 특히 주력 브랜드 엠엘비(MLB)의 지난해 중국 시장 판매액이 1조 원을 넘겼다.

패션업계가 지난해 최대 실적을 보인 것은 코로나19 시기 억눌렸던 의류 소비 수요가 리오프닝 후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성수기로 꼽히는 4분기(10∼12월) 매출이 따뜻한 11월 날씨 등으로 주춤했는데도 1∼3분기 리오프닝 효과가 워낙 컸다. 재택근무와 비대면 강의가 종료되면서 출근룩 일상복 나들이복 등 의류 수요가 다양하게 늘었고, 억눌려 있던 소비심리가 고가의 패션제품을 중심으로 분출됐다.

각 사가 코로나19 기간 펼친 사업 효율화 작업도 호실적에 도움이 됐다. 해당 기간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남성복 브랜드 코모도 사업을 중단하고, 수익성이 낮은 오프라인 매장 10여 곳을 철수한 바 있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의류 가격이 상승한 것도 매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패션 기업들은 호실적에 힘입어 성장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스튜디오 톰보이, 보브 등 5대 여성복 브랜드의 연 매출을 5년 내 5000억 원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한섬은 기존 브랜드 고급화에 해외 럭셔리 브랜드 라인업을 확대하고,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신명품 브랜드 발굴을 지속할 방침이다.

다만 최근 물가 상승이 이어지는 데다 해외여행이 재개되면서 지난해 호실적을 올해까지 이어가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패션업계 상승세를 이끈 해외 신명품 브랜드들의 국내 직진출이 이어지고 있어 새로운 해외 브랜드 발굴과 자체 브랜드 강화 전략을 어떻게 짜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의류소비 폭발#패션업#호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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