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AI로 피부 진단하고… 맞춤형 한방 화장품 추천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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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산청 스마트마켓 ‘나니조아’

경남 산청군의 한방 화장품 공방 ‘나니조아’가 진행하는 한방 화장품 만들기 체험에 참가한 고객이 인공지능(AI) 키오스크를 통해 피부 상태를 진단받고 있다. 산청=이규열 기자 kylee@donga.com
경남 산청군의 한방 화장품 공방 ‘나니조아’가 진행하는 한방 화장품 만들기 체험에 참가한 고객이 인공지능(AI) 키오스크를 통해 피부 상태를 진단받고 있다. 산청=이규열 기자 kylee@donga.com
“인공지능(AI)이 측정한 고객님의 피부 상태는 또래의 상위 1%네요!”

“자글자글한 주름이 고민이라면 찔레꽃 추출물을 사용한 에센스 제품을 사용해 보시겠어요?”

지리산 인근에 위치해 예로부터 약초로 유명한 경남 산청군의 산청약초시장. 이곳에는 한약재를 사용한 다양한 체험형 매장들이 들어서 있다. 그중에서 한방 화장품 공방 ‘나니조아’는 매주 금요일 오전마다 ‘찔레꽃 에센스’ 만들기 체험을 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주로 관광객들이나 회사에서 인근 지역으로 워크숍을 온 직장인 고객들이다.

찔레꽃 에센스는 나니조아를 창업한 김정주 대표가 개발한 한방 화장품이다. 정제수 대신 찔레꽃 꽃수를 사용했고 어성초, 감초, 구절초를 비롯한 6종의 한방 추출물 등을 담았다. 이 화장품의 체험 활동에 참여한 고객들은 한약 재료를 직접 피부에 발라 보고 그 향과 질감을 느낀다.

체험의 하이라이트는 AI 키오스크를 활용한 피부 진단 및 맞춤형 화장품 추천이다. 고객들이 키오스크 앞에 서면 AI 카메라가 고객들의 얼굴 나이, 트러블, 모공 상태 등을 진단하고, 현재 피부 상태에 필요한 화장품들을 추천한다.

평소 좋지 않은 피부가 고민이었던 김 대표는 2002년 천연 화장품에 관심을 갖게 됐다. 부산 집과 서울에 있는 학원을 오가며 천연 화장품 제작을 배웠고, 지인들에게 직접 만들어 나눠주기도 했다. 그가 만든 화장품들이 호응을 얻자 2005년 경남 창원시에 천연 화장품 공방을 차렸다. 여러 재료를 실험하던 김 대표는 몇 차례 한방 재료를 활용해 보고 우수성을 몸소 깨달았다. 이후 쉰 살의 나이에 마산대 한약재개발학과에 진학해 한방 재료들을 연구했다. 이어 본격적으로 한약 재료를 활용한 화장품 사업을 펼치기 위해 2015년 산청군으로 귀농해 나니조아를 창업했다. 김 대표는 “산청에서 약초를 직접 채취하거나 재배해 화장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청에 터를 잡은 김 대표는 10년간 공방을 운영하며 쌓은 단골 고객들에게 온라인으로 제품을 판매했다. 파워블로거 등 인플루언서 사이에도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이들의 조언으로 샴푸, 여성 청결제 등을 제작 판매해 안정적으로 온라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 김 대표는 주요 판매 경로가 온라인이긴 하지만 제품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오프라인 공간에서 직접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인 고객 관리 수단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진행하는 ‘경험형 스마트마켓 지원사업’에 응모해 최종 선정됐고 키오스크 구입 비용 및 체험형 매장 인테리어 비용 일부를 지원받았다.

9∼10월 43만 명의 관광객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산청약초축제 기간에는 총 4000여 명이 나니조아에서 AI 피부 진단을 받았고, 800여 명이 한방 화장품 만들기 체험에 참여했다. 김 대표는 “피부 상태가 궁금해서 매장에 들렀다가 매장에서 나는 약초들의 향기에 반해 체험과 구매를 하는 고객이 많다”고 설명했다.

11월 말에는 김해모산초 교사 78명을 대상으로 방문 체험 활동을 진행했다. 한 교사가 나니조아 매장에서 화장품 만들기 체험을 하고 만족해 교사 워크숍에 초빙한 것이다. 김 대표는 “체험 활동에서 만족한 고객들의 입소문 덕에 B2B(기업 간 거래) 고객도 늘고 있다”며 “프랜차이즈를 만들어 후배들에게도 창업의 길을 열어주는 게 앞으로의 목표”라고 밝혔다.




산청=이규열 기자 ky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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