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5일로 예정된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혐의 관련 재판에 불출석한다. 당초 이 부회장은 멕시코에 이어 파나마에서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한 뒤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유럽 등지에서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 및 엑스포 홍보 활동을 위해 귀국을 미루기로 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 측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불출석 사유서를 재판부에 제출해 불출석을 허가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복권 뒤 첫 해외 행보로 멕시코와 파나마를 돌며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활동을 펼치는 중이다. 현재 파나마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진 이 부회장은 재판을 위해 귀국하지 않고 유럽 등지에서 글로벌 경영 현장 점검 및 네트워크 강화, 엑스포 홍보 활동을 추가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 부회장의 글로벌 경영 행보가 빨라지며 해외 출장을 통해 인수합병(M&A)과 관련한 구체적인 성과가 드러날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부회장은 당초 멕시코와 파나마를 방문한 뒤 영국 등 유럽을 방문할 계획이었다.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영국을 방문해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홍보 활동을 하고 삼성전자의 M&A 후보로 언급되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ARM 등을 살펴볼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로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19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장례식에 참석하기로 하며 이 부회장의 일정은 현재 유동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다음 재판 일정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남은 만큼 애초 계획된 유럽 관련 경영 일정은 모두 소화하고 귀국할 가능성은 점쳐진다. 이 부회장은 복권 이전인 6월에도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낸 뒤 네덜란드 출장길에 올라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업체인 ASML에 장비 공급 협조를 구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글로벌 사업 현장을 점검하고 그간 살피지 못했던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한 뒤 귀국할 것으로 안다”며 “해외 출장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인 엑스포 홍보 활동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8일(현지 시간) 멕시코 대통령 집무실을 방문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을 예방한 뒤 멕시코 현지 사업 현황을 설명하고 부산 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했다. 이 부회장은 9일 삼성전자 케레타로 가전 공장, 10일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해 현지 직원을 격려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당시 “명절을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하고 고객들과 동료 직원을 위해 현장에서 헌신하는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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