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플레 감축법’에…LG엔솔, 애리조나 공장 재추진 적극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7일 14시 19분


물가·환율 상승 등 투자비 부담에 전면 재검토했다가
IRA 등 대외상황 바뀌며 재추진 가능성 높아져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1조7000억 원 규모의 배터리 공장 건설을 다시 추진할 전망이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미 정부 지원 확대 등 대외 여건이 배터리 기업에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판단에서다.

7일 재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잠정 보류했던 애리조나 단독공장 건설을 재추진하는 방향으로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시행되는 등 (공장을 세우기에) 상황이 많이 좋아졌다”라며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던 상반기보다 공장 건설을 재추진할 가능성이 커졌다”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3월 애리조나주에 1조7000억 원을 투자해 연 11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원통형 배터리 신규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가 6월 전면 재검토한다고 번복했다. 이에 대해 회사는 “현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심각해 최근 6개월 사이 건설, 물류비가 급등했기 때문”이라며 “고객 수요 등 사업적 변동 요인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달 16일 미 의회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통과시키며 상황이 바뀌었다. 이 법을 보면 정부가 앞으로 2032년까지 전기차 업체에 차량 1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00만 원)에 이르는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이 지원을 받으려면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나라에서 배터리 부품과 원료를 조달해야 한다. 미국에서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 그만큼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들과 배터리 회사들이 앞다퉈 미국 현지 생산설비 구축에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말에도 일본 혼다와 미국에 배터리 합작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일본 완성차 업체와 한국 배터리 업체가 합작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총 44억 달러(약 5조9000억 원)를 투자해 40GWh 규모 배터리 생산 공장을 세워 2025년 말부터 파우치형 배터리 셀과 모듈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미 주 정부 차원에서도 IRA와 맞물려 추가 지원에 나서며 현지 공장 설립을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분위기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더그 듀시 애리조나 주지사는 LG에너지솔루션을 직접 찾아 주 정부에서 직·간접적으로 지원 및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다음 달 이후 애리조나 공장 건설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을 공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자세히 검토 중이나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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