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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또 ‘검은 월요일’… 코스피 2400도 무너져

입력 2022-06-21 03:00업데이트 2022-06-21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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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개월만에 붕괴, 시총 36조 증발
환율 1292.4원… 13년만에 최고
셀 코리아’ 가속, 국내 증시 패닉 미국의 고강도 긴축 여파로 외국인의 ‘셀 코리아’가 계속되면서 20일 코스피가 2.04%(49.90포인트) 급락한 2,391.03에 마감했다. 2,400 선이 붕괴된 건 1년 7개월 만이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이마를 짚으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뉴시스
미국발 고강도 긴축 후폭풍이 이어지면서 국내 금융시장은 또다시 ‘검은 월요일’이 연출됐다. 코스피는 1년 7개월 만에 2,400 선이 무너졌고 원-달러 환율은 13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2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04%(49.90포인트) 급락한 2,391.03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2,400 밑으로 떨어진 건 2020년 11월 4일(2,357.32) 이후 19개월 만이다. 코스피 시가총액도 하루 새 36조6600억 원 이상 증발했다.

이날 외국인이 6628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코스피를 끌어내렸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1829억 원, 4448억 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역부족이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4조4000억 원가량의 코스피 주식을 팔아치우며 ‘셀 코리아’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코스닥지수도 3.60% 급락한 769.92에 거래를 마치며 연중 최저점을 갈아 치웠다.

원-달러 환율은 5.1원 오른(원화 가치는 하락) 1292.4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09년 7월 14일(1293.0원) 이후 12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장중 1295.3원까지 올랐다가 당국의 구두 개입으로 상승 폭을 줄였다.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이후 경기 침체 공포가 시장을 짓누르는 모습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려면 내년 상반기(1∼6월)는 돼야 할 것”이라며 “당분간 금융시장 약세가 계속될 수 있다”고 했다.


이달 4조원 ‘셀 코리아’… 코스피 외국인 지분 13년만에 최저



美 ‘자이언트 스텝’에 外人자금 유출
日 ―0.74%, 中 ―0.04%보다 韓 충격




외국인의 ‘패닉 셀링’(공황 매도)이 계속되면서 코스피가 2,400 선으로 주저앉은 지 4거래일 만에 2,300대로 추락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지분도 13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28년 만에 단행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이 다음 달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한국 등 신흥국 시장에서 외국인의 엑소더스(대탈출)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달러 강세 여파로 원-달러 환율도 12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며 외국인의 매도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 이달 ‘4조 셀 코리아’…“자본 유출 전조 현상”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6628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16일을 제외하고 하루도 빠짐없이 ‘셀 코리아’에 나서며 4조3753억 원 규모의 코스피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 여파로 이달 코스피는 이틀을 빼고 줄곧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14일 2,500 선이 무너진 데 이어 20일엔 2,391.03에 거래를 마치며 4거래일 만에 2,400 선마저 내줬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서만 10.98%(294.87포인트) 급락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 지분도 17일 30.85%까지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8월 18일(30.8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국인 지분은 2010년 이후 줄곧 30%대 중반을 유지해 오다가 올 들어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반짝 순매수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이달 들어 미국의 긴축 공포와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대규모 매도세로 돌아섰다. 예상보다 강한 미국의 긴축 강도에 달러 강세가 지속되자 환차손을 피하려는 외국인들이 셀 코리아에 나선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20일 1292.4원에 마감해 이달 들어서만 52.2원 급등했다.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가 역전될 가능성도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 압력을 키우고 있다. 다음 달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을 이어간다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 스텝’을 밟더라도 금리는 역전된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됐던 2018∼2020년과 달리 지금은 인플레이션이 겹친 위기 상황”이라며 “외국인이 아직 한국 채권을 팔고 있지는 않지만 증시에서 돈을 빼나간다는 건 자본 유출의 전조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 “코스피 2,200대로 떨어질 수도”

이날 국내 증시는 일본 닛케이평균주가(―0.74%),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04%), 홍콩 H지수(0.43%) 등 주요 아시아 증시와 비교해 하락률이 더 컸다.

한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데다 금리 인상에 따른 민간 부문의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과 산업 구조가 비슷한 대만 증시는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며 “한국의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00%를 넘을 만큼 취약하기 때문에 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디스카운트되고 있다”고 했다.

코스피가 무섭게 추락하고 있지만 아직 바닥을 찍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오태동 NH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2,300 선이 깨질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며 “반등할 모멘텀이 보이지 않아 약세장이 하반기(7∼12월) 내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주춤해지는 신호가 나와야 하지만 그 시점을 예상하기 어렵다”며 “발작적인 환율 움직임도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어 코스피가 2,200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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