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3주 연속 내림세… 한달새 매물 13% 늘어나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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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양도세 절세 매물 늘고 대출금리도 올라 매수심리 위축
6월 둘째주 아파트값 0.02% 하락, 매물 증가율 光州 이어 두 번째 높아
전문가 “급락보다 관망세 짙어”… 정부, 내주 분상제 개편안 발표

서울 아파트 값이 3주째 떨어지며 하락폭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아파트 값도 2년 10개월 만에 하락했다는 민간 통계도 나왔다. 내년까지 한시 적용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를 노린 절세 매물이 시장에 쌓인 상황에서 대출금리가 급등하며 매수 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보인다.

16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6월 둘째 주(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값은 지난주보다 0.02% 떨어졌다. 전주(―0.01%)보다 하락폭이 확대됐다. 민간 조사업체인 KB부동산 리브온 주간동향에서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0.01% 떨어지며 2019년 7월 이후 34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서울에서는 노원·성북구(각 ―0.04%) 등 강북지역은 급매 위주로 거래가 일어나며 대체로 전주 대비 하락했다. 강남구는 지난주에 이어 보합(0.0%)을 나타냈다. 송파구는 가락동과 장지동의 중저가 아파트 위주로 가격이 떨어지며 4주 연속 0.01% 하락했다. 5주 연속 보합세를 나타냈던 강동구는 0.02% 떨어져 하락 전환했다. 서초구는 0.02% 오르며 지난주(0.03%)에 비해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매물이 쌓이며 서울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하락 거래가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이날 기준 6만3934채로 양도세 중과 배제가 시행된 지난달 10일(5만6568채) 대비 13.0% 증가했다. 매물 증가율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광주(15.8%) 다음으로 두 번째로 높다.

1700채 규모인 서울 성북구 꿈의숲아이파크 전용 76m²는 지난달 14일 11억 원에 거래돼 직전 신고가(11억8000만 원) 대비 8000만 원 하락했다. 매물은 지난달 10일 34채에서 이날 45채로 늘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다주택자 매물들이 나와 있는데 매수세가 붙지 않아 호가가 떨어지고 있다”고 했다. 송파구 잠실동 3700채 규모 트리지움 전용 84m²는 이달 8일 23억 원에 거래되면서 이전 최고가(24억5000만 원)보다 1억5000만 원 떨어졌다.

경기와 인천도 전주 대비 각각 0.05%, 0.03% 떨어져 하락세가 이어졌다. 전셋값은 서울과 경기가 각각 0.01%, 0.02% 내리며 지난주 보합에서 하락세로 전환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금리인상 등 영향으로 매수심리 위축이 당분간 계속되며 관망세가 짙어질 것”이라며 “다만 서울 아파트 시장은 분양물량이 적어 공급이 부족해 매물이 쌓이더라도 급격한 하락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다음 주 중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임대차 시장 안정을 위한 보완대책과 분양가상한제 개편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7월 임대차 3법 시행 2년을 맞아 전월세 시장 불안이 계속되는 데다, 분양가상한제 등 공급 규제로 서울 분양이 급감하는 등 수급 불안이 이어지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우선 전월세 시장과 관련해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전월세 계약을 맺는 ‘상생임대인’에 대해 각종 혜택을 주는 방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또 분양가상한제 아파트 입주 시 실거주 요건, 주택담보대출 시 해당 주택 입주 요건 등을 완화해 전월세 매물이 시장에 나오도록 유도하는 정책도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분양가상한제와 관련해서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금융비용을 일부 분양가에 반영하고 자재값이 오르면 공사비에 이를 중도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서울#아파트값#내림세#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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