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국내 반도체 시장 투자, ‘소부장’ 기업 주목할만

  • 동아일보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
반도체는 글로벌 경제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다. 반도체 시장을 읽어야 글로벌 경제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 2020년 기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합산 매출 규모는 980조 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이 중 미국, 한국, 대만, 일본 등 4개국이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이들의 시장 장악력은 82%에 이른다.

향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다. 이에 따라 반도체 산업도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4개국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있어야 좋은 투자 기회를 잡을 수 있다.

4개국의 반도체 산업 특징은 각각 다르다. 예컨대 미국은 반도체 장비, 설계 부문 등을 주도하지만 반도체 생산 부문 비중이 작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미국은 정부 지원으로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 건설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만은 반도체 완제품 생산 기술에 강점이 있지만 장비, 소재 산업이 약하다. 일본은 이와 정반대다. 따라서 두 국가는 전략적 제휴를 통해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고자 한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라면 향후 미국의 공장 건설, 대만과 일본의 협력 과정 등을 자세히 공부하는 것을 추천한다.

국내 반도체 시장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관련 기업을 눈여겨보는 것이 좋다. 한국은 메모리반도체 핵심 국가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큰 축 중 하나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 기업이 2곳이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두 기업의 팹(FAB·생산라인) 제조, 메모리 생산 기술은 반도체 산업국을 통틀어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국내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 등의 생산에 집중돼 있다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약점을 보완해 줄 만한 해외 파트너 기업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국내 반도체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생산 비중을 낮추는 대신에 비메모리 부문, 소부장 산업 등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 소부장 기업들은 성장성이 높아 국내 반도체 시장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최근 10년간 국내 소부장 기업들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과거와 비교하면 매출, 영업이익, 수출 실적 등 다수의 지표가 크게 개선됐다. 물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하면 여전히 부실하다. 하지만 향후 국내 소부장 기업들의 성장 속도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성장세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소부장 부문 수요 증가에 따라 고객 확장, 신제품 출시 등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반도체 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다. 앞서 말한 4개국의 특징을 파악해 좋은 투자 기회로 삼길 바란다.

#반도체#소부장#글로벌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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