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올초 공개 ‘삼성 홈허브’ 출시 무산된 듯… “모바일-가전 통합 어렵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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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DX 첫 합작품 주목받았으나… 양 부문 견해차 커 제품화 보류돼
내부선 “부문간 시너지 시일 필요”

올해 1월 ‘CES 2022’에서 처음 공개됐던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 신제품 ‘홈 허브’. 국내 출시 직전 제품화가 최종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뉴스룸
올해 1월 ‘CES 2022’에서 처음 공개됐던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 신제품 ‘홈 허브’. 국내 출시 직전 제품화가 최종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뉴스룸
“모바일과 가전을 하나로 합치기 어렵네.”

삼성전자가 모바일사업(IM)부문과 생활가전사업(CE)부문을 디바이스경험(DX)부문으로 통합한 뒤 준비하던 첫 제품 출시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4일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IM부문과 CE부문 두 조직을 합친 뒤 올해 초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 전시회에서 모바일과 가전 개념을 합친 첫 제품으로 스마트홈 디바이스 ‘홈 허브’를 처음 공개했다.

신제품 태블릿 PC 기반으로 구현되는 홈 허브는 기존 CE부문이 내놓은 다양한 가전제품을 모바일 환경에서 연결해 구동시킨다는 개념이다. 기존 CE부문의 다양한 기기 환경 지원과 IM부문의 개발, 구동 지원이 필요한 제품이다.

대외적으로는 삼성의 스마트홈 미래 비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지난해 말 통합 DX부문이 출범한 뒤 모바일 신제품과 가전의 연결성을 통해 사업부문 간 시너지를 추구할 수 있는 첫 시도이기도 한 만큼 경영진의 기대도 컸다.

통합 DX부문장인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CES 현장에서 “디자인과 기능뿐만 아니라 풍성한 스마트홈 경험을 제공하도록 할 것”이라며 “(기존에는) 스마트싱스로 연결했다면 올해는 홈 허브를 추가해 디바이스를 보다 통합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홈 허브는 시제품 생산 단계까진 진행됐지만 당초 예정대로 1분기(1∼3월) 국내에 출시하지는 못했다. IM부문과 CE부문이 각각 가지고 있던 기존의 방향성 등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결론을 내지 못해 출시가 보류됐고 당분간은 재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 및 재고 부담, 관리 책임 등 구체적인 사업화 과정에서 양 부문의 생각 차이가 큰 것이 원인 중 하나였다고 한다.

이번 일을 놓고 삼성전자 내부적으로는 프로젝트 중단도 아쉽지만 서로 다른 두 조직이 화학적으로 결합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절감했다는 분위기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디바이스 연결성 확대를 위해 가전과 모바일이 통합 제품을 낸다는 비전은 동의하지만 구체적인 제품과 사업으로 만들어 낸다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이라며 “회사 내부에서도 ‘원 삼성’과 고객 경험 확장에 대해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고민이 이어져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왔다”고 했다.

‘공식화된 첫 번째 협업사례’가 결과물을 내지 못하면서 부문 간 시너지가 구체화되는 데는 다소 시일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도 “홈 허브는 일단 출시하지 않기로 했지만 사업부문 간 협업의 방향성은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 홈허브#통합 d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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