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약 불패’ 흔들…163대 1→43대 1 경쟁률 ‘뚝’

  • 뉴시스
  • 입력 2022년 3월 5일 11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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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상승세가 꺾이면서 뜨거웠던 청약 시장 열기도 사그라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반의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지고, 1순위에서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한 단지가 등장하는 등 청약 열풍이 불었던 작년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5일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4개 아파트 단지 청약 경쟁률은 평균 42.6대 1로 나타났다.

작년에 기록했던 서울 163.8대 1의 청약경쟁률과 비교하면 ‘반의 반 토막’ 수준이다.

영등포구 영등포동2가에서 분양한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영등포’(199.7대1)만 세자릿 수 경쟁률을 기록했을 뿐 북서울자이 폴라리스(34.4대1 ), 신영지웰 에스테이트 개봉역(22.1대1)은 두 자릿수 경쟁률에 그쳤다.

특히 지난 2일 분양한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수유팰리스’는 1순위 청약에서 22개 주택형 가운데 9개 타입이 모집가구수를 채우지 못했다. 전용면적 19㎡B 주택형은 6가구 모집에 한 명도 신청하지 않는 등 전체 평균 경쟁률도 4.1대 1로 부진했다.

서울 아파트 청약이 1순위에서 미달된 것은 2020 년9월 이후 1년 반 만이다. 선호도가 떨어지는 입지인데다 소형 물량 위주로 공급이 이뤄진 탓에 흥행에 실패의 원인으로 꼽힌다.

청약 시장에서도 서울은 분양 단지 마다 수만 명이 몰려 청약 ‘불패 시장’으로 통했다. 그런 서울에서 미달이 발생했다는 점은 청약 시장의 분위기가 식고 있다는 방증이란 해석이 나온다.

서울 최저 당첨 가점도 작년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북서울자이 폴라리스’ 당첨 최저 가점은 54점(전용면적 38m²B)이었고,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영등포’ 최저 가점은 59점(전용면적 49m²)이었다. 작년 서울 아파트 최저 가점 평균 62.6점에 못 미친다.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청약 시장 열기는 더 빠르게 식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4일까지 수도권에서 분양한 30개 아파트 단지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10.5대 1로 지난 한해 평균(30.5대 1)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2일 분양한 경기 양주시 ‘신양주 모아엘가 니케’는 491가구 공급에 342명이 청약하며 경쟁률이 0.7대 1에 그쳤고, 같은 날 분양한 경기 안성시 ‘e편한세상 안성 그랑루체’도 1274가구 모집에 589명이 신청해 0.46대 1에 그쳤다.

경기 안성시에서 분양한 ‘우방아이유쉘 에스티지’의 경우에도 916가구 공급에 341명이 신청하며 평균 경쟁률 0.37대 1로 마감하는 등 경기도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미달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매매시장과 마찬가지로 청약 시장에서도 수요자들의 ‘옥석가리기’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입지나 브랜드, 분양가에 따라 청약 흥행 여부가 양극화 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리얼투데이 김웅식 리서치연구원은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 기조 속에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도 옥석가리기가 나타나는 모습”이라며 “대선 이후 새 정부가 추진할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입지, 브랜드, 분양가에 따라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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