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協 근로자측 “올해 임금 16% 올려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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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엔 6%대 요구… 대폭 올려
노조는 별도로 10% 인상 등 제시
산업계 “임금인상發 인플레 우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사 전경. 뉴스1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사 전경. 뉴스1
삼성전자 노사협의회의 근로자 측이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지난해 기본인상률의 3배가 넘는 인상률을 요구하고 나섰다.

9일 재계에 따르면 노사협의회 근로자 측은 최근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기본인상률 15.72%를 회사에 제안했다고 공지했다. 지난해 기본인상률 합의안인 4.5%의 세 배가 넘는 숫자다. 근로자 측이 지난해 협상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공지한 요구 인상률이 6%대였던 것과 비교해도 올해 요구 수준이 이례적으로 높다는 해석이 회사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삼성전자 노조는 8일 11개 계열사 노조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임금 10% 인상, 정년 65세 연장 등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해엔 전 직원 연봉 1000만 원 일괄 인상과 영업이익 25%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했다가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사업장 단위로 직원들이 직접 선출한 근로자 위원과 회사에서 선임한 사용자 위원으로 구성된 노사협의회를 통해 매년 임금 협상을 해왔다. 회사 안팎에선 삼성전자 노조가 별도의 임금협상 결렬 이후 파업 등 쟁의행위를 추진하는 가운데 노사협의회 근로자 측도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의 인상률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데 대해 주목하는 분위기다.

산업계에선 이른바 ‘임금 인플레’가 세계적 흐름으로 부상하는 데 따라 삼성전자뿐 아니라 국내 주요 기업에서 임금 인상 요구가 도미노처럼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7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미국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사내 메모를 통해 사무직원들의 기본급 상한선을 기존 16만 달러(약 1억9000만 원)에서 35만 달러로 두 배 이상으로 올리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애플은 지난해 말 일부 개발 직군을 대상으로 최대 18만 달러에 이르는 자사주 보너스를 지급했다. 경쟁사인 메타가 전사적인 임금 인상을 단행한 데 대한 대응이라고 블룸버그통신 등은 분석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1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시간당 평균임금은 1년 전보다 5.7% 상승하며 2007년 3월 이후 15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계에서는 주요 기업 생산비 확대, 소비 수요 확대 등으로 임금 인상발(發)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재계 관계자는 “임금 인상분이 기업 부담으로 이어져 중장기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면 이는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전자#노사#근로자#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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